“독도는 우리땅” 외치면서 여긴 방치?…태극기 옆 깃발에 ‘발칵’

제주 우도 해변에 중국 국기 등장 논란
공유수면 무단 설치에 정체성 충돌 우려
중국인 관광 집중에 무비자 정책 재논의
제주 중국 국기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제주 우도의 한 해변에서 중국 국기가 설치된 장면이 SNS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토존일 수도 있지만, 장소와 맥락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문제다.

우도 해변에 꽂힌 ‘중국 국기’…누가, 왜 세웠나

해당 영상은 지난 10일 온라인에 처음 게시됐다. 제주 우도 해안길에 설치된 피아노 옆에 태극기와 나란히 꽂힌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눈에 띄었다.

피아노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함께 담겼다. 이를 올린 게시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면서 우도는 중국에 넘겨주는 꼴”이라며 날을 세웠다.

제주 중국 국기
출처 : 스레드

현장에 설치된 국기는 무단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기를 꽂은 이는 인근 카페 직원으로,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그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 포토존을 만든 것”이라며 “관광객이 더 늘면 지역에도 이익 아니냐”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해당 구역이 공유수면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행정 절차 없이 피아노, 사진틀, 국기를 설치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우도면사무소는 영상이 확산되기 전까지 사안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후 현장을 점검하고 오성홍기를 철거했다. 제주시는 15일 현장 점검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무비자 20년의 그림자…제주, ‘중국 특구’ 되나

제주 중국 국기
출처 : 연합뉴스

이번 논란은 불법 구조물 설치의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 제주도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유독 높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으로 민감한 국기의 무단 설치는 지역민 정서와 국가 정체성에 직간접적인 충돌을 일으킨다.

실제로 제주도는 2002년부터 무비자 제도를 통해 중국 단체 관광객을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약 68%가 중국인이었다.

관광 수요가 지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외국인을 위한 편의가 지역의 자율성과 상징을 침해하는 지점까지 허용돼서는 곤란하다.

한 번의 작은 사례가 곧 표준이 되기 쉬운 관광지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은 단발성 해프닝으로만 넘기기 어렵다. 더 늦기 전에 공공공간 관리와 외국인 관광 정책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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