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찌감치 대응했는데” 옆나라 17년 만의 ‘초비상’…심상치 않다는데

17년 만에 뛴 일본 금리, 시장 충격 가중
BOJ 전환·감세 불안에 구조적 위험 노출
한국은 선제 대응으로 안정적 흐름 유지
일본 국채 금리 급등
출처 : 연합뉴스

세계 금융의 ‘실험실’로 불렸던 일본이 낯선 길에 들어섰다.

수십 년간 이어온 초저금리 시대의 막이 내리면서, 일본 국채 금리가 약 17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잠들었던 거인이 깨어나는 소리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7년 만에 뛴 일본 국채 금리…이제야 열린 ‘제로금리의 뚜껑’

최근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1.595%를 기록했다.

일본 국채 금리 급등
출처 : 연합뉴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수치 자체보다 그 가파른 속도와 뚜렷한 방향성이 시장의 불안을 키운다.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전환이다.

최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특정 금리 수준을 방어하던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을 폐지하면서 인위적으로 금리를 누르던 뚜껑을 열었다. 시장의 힘에 따라 금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기름을 부었다. 다가오는 참의원 선거 결과, 재정 건전성보다 감세를 앞세운 야당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일본 국채 금리 급등
출처 : 연합뉴스

세수 감소와 국채 발행 증가는 필연적으로 재정 악화로 이어지며,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인 일본의 약한 고리를 건드렸다.

미국發 고금리 압력…일본도 ‘울며 겨자 먹기’ 금리 인상

외부 변수인 미국의 고금리 기조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미국으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 역시 금리 상승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

그 파장은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막대한 이자 부담이라는 청구서를 받아들었고, 기업과 가계 역시 대출 비용 상승이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낮은 금리를 기반으로 가치를 유지하던 채권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일본 국채 금리 급등
출처 : 연합뉴스

이는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안정기에 접어든 한국의 상황과 뚜렷이 대비된다.

한국 시장이 2.8%대의 금리에 비교적 익숙해진 반면, 일본은 이제 막 정상화의 첫발을 떼며 그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하는 모습이다.

돈의 값인 금리가 오르자 일본 경제가 소비와 투자의 비용을 원점에서 재계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세계 금융의 예외로 존재했던 일본이 평범한 규칙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구조적 위험이 어디까지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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