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만 만들던 LG? “끝내 중국서 손 잡았다”… 시장 판도 바꿀 ‘승부수’, 업계 ‘술렁’

중국 업체와 제품 기획부터 협력
유럽 중저가 시장 본격 진출
브랜드 파워와 가성비 결합한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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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중국의 JDM 협력 / 출처 : 연합뉴스

중국의 가성비와 LG의 브랜드 파워를 결합한 묘수다.” 업계 관계자들이 LG전자의 파격적인 협력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에만 집중해온 LG전자가 중국 업체와 손잡고 중저가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기존 OEM 방식을 넘어선 파격적 협력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유럽 중저가 가전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업체들과 제품 기획 단계부터 협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중국 가전업체 스카이워스와 공동 개발한 드럼세탁기, 오쿠마와 함께 개발한 냉장고를 이달 말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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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중국의 JDM 협력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협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다. LG전자는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ing)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기존에 LG가 기획한 제품의 생산만 중국업체에 맡기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다. 제품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중국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면서도, 브랜드는 LG를 그대로 부착하고 생산은 중국업체가 담당하는 구조다.

LG전자가 중국업체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협력에서 JDM 방식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중저가 시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500달러 가격대로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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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중국의 JDM 협력 / 출처 : 연합뉴스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들은 모두 500달러 선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9kg 드럼세탁기와 400L급 2도어 냉장고가 약 68만원 수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현지에서 400달러 안팎에 판매되는 중국 제품들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지만, LG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해 원가 경쟁력이 높은 중국 업체 및 공급망을 이용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G의 브랜드 신뢰도와 사후 서비스망을 무기로 중국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성과에 따라 협력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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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중국의 JDM 협력 / 출처 : 연합뉴스

LG전자는 이들 신제품의 시장성이 확인되면 다른 가전제품으로도 중국업체와의 JDM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출시 시장도 중국, 동남아, 남미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과 함께 대중적 가격대의 제품까지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중저가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유럽 중저가 시장은 중국 업체인 메이디, 하이얼과 터키의 베스텔, 베코, 아르첼릭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원가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합작 개발 방식 도입은 글로벌 중저가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LG전자의 이번 도전이 유럽 중저가 가전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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