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의 꽃인데 “미국 갑질에 ‘피눈물'”…한국은 괜찮나 봤더니

전투기 엔진 개발 다시 시작
전투기 개발에 실패한 이스라엘
기술 자립이 중요성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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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엔진 개발 / 출처 : 두산에너빌리티

어수선했던 국내 상황으로 인해 잠시 지연되었던 전투기 엔진 개발이 다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방위사업청은 2023년 항공 엔진 개발을 알렸으며 지난해 말까지 각종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어수선한 국내 상황으로 인해 기본 계획안 발표가 다소 지연되었으며 다음 달 예정된 방추위 기본 계획안 보고가 완료되면 개발에 필요한 예산 등을 집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항공기 엔진 시장은 2030년에 159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 예상되는 시장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전투기 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한국이 전투기 엔진을 국산화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알 수 있다.

다시 시동 거는 전투기 엔진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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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KAI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열릴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 KF-21 전투기 탑재용 1만6000lbf급 첨단 항공 엔진 개발 기본계획안을 보고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 절차가 마무리되면 예산 집행이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전투기 엔진 국산화는 2040년까지 현재 KF-21에 사용되는 미국의 F414 엔진보다 연료 소모율을 15% 개선한 국산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은 2030년대에 접어들면 내부 무장창 개발과 안테나 센서 매립화 등을 통해 KF-21을 5세대 전투기로 개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전투기 엔진의 개발이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5세대기로 개량될 KF-21 블록3에 국산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전투기 엔진 국산화는 KF-21의 자유로운 수출을 위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할 중요한 사업이다.

자국 전투기 개발에 도전한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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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KAI

한국이 전투기 엔진 국산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유는 이스라엘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한국보다 먼저 전투기 개발에 도전했으나 끝내 실패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군력을 앞세운 3차 중동 전쟁의 승리 이후 프랑스로부터 더 많은 미라주 전투기 도입을 희망했다. 하지만 중동 국가들이 석유를 무기로 프랑스를 압박하자 프랑스는 최종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전투기 수출 허가를 철회하였다.

일단 이스라엘은 기존에 보유했던 프랑스 전투기를 기반으로 자체 개량한 크피르 전투기 등을 만들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형 전투기 도입이 필요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투기 개발을 시도하였으며 1986년에 IVI 라비 전투기의 첫 시험 비행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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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KAI

당시 시험 비행에 참여한 조종사들은 IVI 라비의 비행 성능에 호평을 내렸으며 이스라엘은 1987년까지 3기의 시제기를 생산했다.

끝내 완성되지 못한 라비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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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KAI

그러나 일부 시제기까지 완성되었던 IVI 라비는 최종적으로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다. 그리고 IVI 라비의 개발이 중단된 이면에는 미국의 영향력이 있었다.

당초 미국은 이스라엘과 기술 협력에도 적극적이었으며 개발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IVI 라비에는 미국의 프랫&휘트니사가 개발한 엔진이 장착되기도 하는 등 개발 초기 단계에선 두 국가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점차 증가하는 개발비는 미국에서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으며, IVI 라비의 개발이 완료되면 F-16, F/A-18 등과 경쟁할 수 있다는 미국 방산 업계의 우려가 나오자 미국도 IVI 라비 개발에 반대 의견으로 돌아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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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KAI

이스라엘은 전투기 자체 개발 시도를 통해 EL/M-2032 레이더 개발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결국 훗날 F-16과 F-15 등 미국제 전투기를 구매하였으며 이러한 사례는 아무리 동맹 관계라도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이 된다는 불변의 진리를 보여주었다.

KF-21은 미국제 엔진을 사용하는 이상 수출 과정에서 미국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이스라엘의 실패는 한국이 KF-21의 성공적인 수출과 기술 자립을 원한다면 엔진 국산화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점을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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