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도 급성장
바이오헬스 산업 중 10%대 증가율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는 건강 관심

“경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이 코너만큼은 왜 이렇게 붐비는 걸까?”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산업이 성장 둔화를 겪고 있지만, 건강기능식품 시장만큼은 오히려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바이오헬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바이오헬스 전 분야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건강기능식품만 급성장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2023년 전체 매출액은 155조8천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8% 증가한 수치로, 2022년 6.9% 성장률과 비교하면 현저히 둔화된 모습이다.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매출액은 2022년 20조4천2억원에서 2023년 22조5천100억원으로 10.3% 급증했다. 이는 바이오헬스 산업 전체 평균 성장률(0.8%)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반면 다른 부문들은 부진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약 부문은 53조808억원으로 6.1% 증가에 그쳤다. 화장품 산업은 42조3천290억원으로 7.9% 늘었지만, 전년도 6.8% 감소 이후의 반등이었다.
전 연령층이 소비 주체로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전 연령대로 확산됐다는 점을 꼽는다.
특히 과거 중장년층 위주였던 시장이 최근에는 2040 여성 등 젊은 세대까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애 주기별 맞춤형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종합비타민 등 다양한 제품군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특히 유통 채널의 변화도 눈에 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구매가 크게 늘어났는데, 이는 프로바이오틱스 구매 패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체 구매의 74.5%가 인터넷몰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맞춤형, 고기능성 제품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 원료를 활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이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다.
성장세 이면의 그림자, 인력과 연구개발 투자는 감소

하지만 성장세와 달리 우려스러운 부분도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 산업 인력은 2022년 5만5천506명에서 2023년 4만5천31명으로 18.9%나 급감했다. 조사 대상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인력이 감소한 분야다.
연구개발비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21년 3천567억원에서 2022년 3천532억원, 2023년 3천94억원으로 다른 부문과 달리 연구개발 투자가 유일하게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력과 연구개발 투자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단기적인 성장에만 집중하다 보면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인력 확충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