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제작된 G90, 정부 선택 받다
중동 최고급 의전차 시장 노린다
현지 신뢰 기반, 브랜드 입지 확대

“정부가 믿고 선택한 차다.” 쿠웨이트 내무부가 국가 주요 행사와 고위급 의전용으로 선택한 차량은 다름 아닌 한국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이다.
14일 현대자동차는 총 47대의 G90을 쿠웨이트에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 40대는 공식 행사 운영용, 7대는 고위 인사 전용 차량으로 투입된다.
정교한 맞춤형 제작부터 프리미엄 사양까지, 이번 수출은 단순한 차량 공급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현지 정부로부터 획득한 제네시스는 중동 고급차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쿠웨이트가 선택한 G90, 플래그십의 위엄

이번에 공급된 G90은 겉모습만 고급스러운 것이 아니다. 3.5리터 트윈터보 V6 엔진, 8단 자동변속기, 다중 챔버 에어 서스펜션, 후륜 조향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며 고속 안정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동시에 갖췄다.
실내는 최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여기에 이지 클로즈 도어, 가상 3D 서라운드 사운드, 무드 큐레이터 등 고급 편의 사양까지 더해져, 귀빈 의전에 걸맞은 품격을 갖췄다.
또한, 현지 교통국의 요청에 따라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맞춤형으로 제작한 것도 눈길을 끈다. 외형뿐 아니라 기능까지 현지의 기후, 거리, 사용 목적에 최적화됐다는 점에서 단순 고급차 그 이상이다.
신뢰로 구축한 입지, 순위도 상승

이번 쿠웨이트 계약은 2021년 G90이 국회의원 의전 차량으로 채택된 이후 두 번째 대규모 공급이다. 제네시스 측은 “단순 수출이 아니라 브랜드 신뢰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오마르 알주바이디 제네시스 아중동법인장은 “쿠웨이트 정부가 제네시스의 기술력, 디자인, 안전성을 높이 평가했다”며 “앞으로도 진정한 럭셔리 가치를 지속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동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순위 9위에서 5위로 단숨에 올라서며, 고급차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단 하나의 차’, G90 원오브원이 말하는 프리미엄

힌편, 중동 현지에서는 G90 일반 모델보다 더 특별한 버전도 눈길을 끌고 있다.
두바이 제네시스 전시장에 전시된 ‘G90 원오브원(One of One)’은 단 한 사람을 위한 차량으로, 외장은 무광과 유광 블랙을 조합해 장중한 분위기를 냈고, 실내는 천장에서 트렁크까지 짙은 블루 톤으로 꾸며졌다.
이 차량은 중동 왕족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맞춤 제작된 모델이다. 가격은 일반 G90의 두 배가 넘는 4억 원 이상이지만 차량마다 고객의 취향이 반영된 외장 색상, 인테리어 소재, 문장 문양까지 새겨지는 등, 예술품에 가까운 고급차가 탄생한다.
현지에서 만난 제네시스 관계자는 “중동 고객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정체성과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여긴다”며 “그들의 요청을 본사로 보내 철저히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원 오브 원’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전략

제네시스는 중동 시장을 겨냥한 한정판 모델 출시에도 적극적이었다.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을 위한 ‘GV80 트와일라잇 에디션’은 중동 사막의 일출과 일몰에서 영감을 받은 투톤 디자인으로 호응을 얻었다.
또한 사우디 국경일을 기념해 제작된 ‘GV80 쿠페 그린 팔콘’도 단 10대 한정으로 출시돼 현지 VIP 고객의 수요를 빠르게 채웠다. 당시 제네시스는 2025년을 앞두고 G90 스페셜 에디션도 준비 중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제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제네시스는 2025년 1~10월까지 GCC 6개국에서 5,709대를 판매하며, 연간 목표치에 바짝 다가섰다.
김상협 GMEA 책임매니저는 “제네시스는 4년 만에 판매량이 642% 성장할 정도로, 현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가 됐다”며 “풀라인업을 구축해 지역별 특수성에 대응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왕족의 문장까지 새기는 ‘단 하나의 차’에서 국가 의전에 쓰이는 공식 차량까지, 제네시스는 이제 단순히 ‘잘 만든 국산차’가 아닌, 고급차 시장의 새로운 선택지로 중동을 누비고 있다.
그 중심에는 기술력,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