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더는 신뢰 못해”…철썩같이 믿었다가 한국까지 ‘초비상’, 대체 무슨 일?

미국 외교력 흔들리자 중국이 공백 채워
선전전·문화 외교 강화, 영향력 빠르게 확장
한국, 안보·경제 모두에서 선택지 좁아진다
미국 외교력 중국 확장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 힘 빼는 사이 중국이 이렇게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다.”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 전략이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에 어떤 균열을 남겼는지, 최근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이 발표한 보고서가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보고서가 지목한 핵심은 명확하다. 미국이 자리를 비운 사이, 중국이 그 공백을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신뢰 흔들린 미국의 메시지, 선전전에 나선 중국은 공세 강화

보고서는 국무부 인력 감축과 국제 원조 프로그램 축소를 주요 근거로 들었다. 국무부의 주재 인력은 17% 줄었고, 식량·보건·교육 분야에 집중해오던 대외 원조 역시 축소됐다.

미국 외교력 중국 확장
출처 : 연합뉴스

이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강점으로 삼아온 소프트 파워의 기반 자체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반면 중국은 외교 예산을 늘리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수억 달러를 기부하는 한편, 교육과 문화 교류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방식이 과거 미국이 평화봉사단, 유학생 지원 등을 통해 전 세계에 구축해왔던 외교 방식과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전략적 공백이 생긴 곳에 중국이 익숙한 방식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사이 좁아진 외교 공간, 한국의 선택지는 줄어든다

문제는 미국이 이런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외교력 중국 확장
출처 : 연합뉴스

보고서는 중국이 특히 남반구 국가들을 상대로 ‘미국은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있지만, 미국은 여기에 반박할 수단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정보 확산의 중요한 수단이던 ‘미국의 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예산 삭감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매체는 오랫동안 권위주의 국가 내부로 외부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행정부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는 미약했다.

보고서를 이끈 진 섀힌 상원의원은 민주·공화 양당 모두 중국의 부상을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에 되레 조율력과 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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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변화는 동맹국 한국에도 묵직한 과제를 던진다. 미국의 외교적 리더십이 흔들릴수록 중국의 입김은 더 거세질 수 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구조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지는 점점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북한 문제에서도 미중 협력이 약화되면 한국은 보다 고립된 외교 환경에 놓일 수 있다.

미중 간 균형을 맞추던 기존 질서가 느슨해지는 지금, 한국은 스스로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의 안일한 대처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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