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영화표 6000원 할인 지원 시작
멀티플렉스 9000원, 예술관은 4000원 관람
“사실상 1+1”…극장가 재도약 신호탄 될까

“요즘 영화 한 편 보려면 밥값만큼 나가는데 진짜 반갑다.”, “이 정도면 친구 한 명은 공짜로 데려가는 셈이네.”
물가 오름세에 외식 한 번, 영화 한 편이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는 시대다. 특히 영화관은 관람료가 1만5000원을 넘기면서, 관객의 발길이 OTT 플랫폼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팬데믹 이후 줄어든 극장 관객 수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영화관은 텅 빈 객석을 바라보며 버티는 날들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다시 한 번 영화관에 불을 밝히기 위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9000원에 영화 본다”…티켓값, 10년 전으로 회귀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2025년 7월부터 ‘국민 영화관람 활성화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전국 영화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화 티켓 할인권을 관객에게 제공해, 1장당 6000원을 깎아주는 방식이다. 총 270억 원이 투입되며, 약 450만 명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주말 대형 영화관의 티켓 가격이 1만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할인 적용 시 관람료는 9000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주중 요금(약 1만4000원)은 8000원으로 줄어든다.
2010년대 중반 가격대로 돌아간 셈이다. 두 사람이 함께 영화를 보면 총 1만2000원을 아낄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한 사람은 사실상 무료로 관람하는 셈이다.
독립영화관이나 예술영화관처럼 기본 티켓 가격이 낮은 곳에선 혜택 폭이 더 크다. 이번 할인권을 적용하면 4000원으로 줄어든다. 팝콘 한 통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셈이다.
“CGV는 쿠폰, 작은극장은 즉시 할인”…극장 따라 다른 사용법

할인권 사용 방식은 영화관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에서는 관람객이 온라인에서 할인 쿠폰을 내려받아야 하며, 1인당 최대 2매까지만 받을 수 있다.
현장에서는 할인 적용이 되지 않는다. 반면, 독립·예술영화관이나 작은영화관에선 매표소에서 바로 할인이 적용되고, 발급 수량 제한도 없다. 일부 영화관은 온라인 예매 할인도 병행한다.
할인은 7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세 달간 적용된다. 단, 할인 후에도 최소 1000원은 관객이 직접 결제해야 한다.
이번 정책은 티켓 가격 상승으로 영화관 문턱이 높아졌던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CGV 같은 대형 체인부터 지역 독립영화관, 실버영화관까지 폭넓은 극장이 참여 대상이며, 특히 비계열 영화관에는 보다 자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줄어든 관객 수와 치솟는 가격 사이에서 고전하던 극장가와, 문화생활의 기회를 점점 잃어가던 관객 모두에게 의미 있는 숨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여름, 다시 스크린 앞에 앉을 이유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