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물바다됐는데 “예보 맑음?”…기상청 또 틀린 이유 보니 ‘이럴 수가’

장마 끝났다더니, 중부에 다시 쏟아진 폭우
기류 충돌로 비구름 급발달…예측은 더 어려워져
기상청 “장마는 끝난 게 아니다, 계속 대비해야”
기상청 장마 폭우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장마 끝났다더니 우산 접을 틈도 안 주고 다시 퍼붓네.”

올해 무더위 속에서도 우산을 접지 못한 중부지방 시민들이 있다. 분명 장마가 끝났다는 소식을 들었건만, 갑작스러운 폭우가 도심을 뒤덮었다.

이 불청객 같은 비는 어디서 다시 나타난 걸까. 이유는 간단하지 않다. ‘끝난 줄 알았던 장마’는 사실, 중부지역에서는 공식적으로 끝난 적이 없었다.

“끝난 줄 알았는데”…중부에 다시 몰아친 장맛비

기상청은 7월 초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대해 장마 종료를 선언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우며 장마전선을 위로 밀어올린 결과였다.

기상청 장마 폭우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남부 지역은 이후 뚜렷한 비 소식 없이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그러나 중부지방은 달랐다. 장마전선이 완전히 물러간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상했던 장마전선이 다시 남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그 ‘불안정성’은 결국 현실이 됐다.

그렇다면 왜 지금, 갑자기 이렇게 많은 비가 쏟아지는 걸까. 원인은 두 기류의 충돌이다.

남쪽에서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한반도로 수증기를 밀어넣고 있고, 북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내려오고 있다.

기상청 장마 폭우
출처 : 연합뉴스

이 상반된 공기 덩어리들이 중부 상공에서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고, 결국 짧은 시간에 강한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집중호우’가 발생한 것이다.

장마도 달라졌다…예고 없는 ‘기습 폭우’ 시대

이제 장마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처럼 장기간 약한 비가 이어지는 형태는 점점 보기 어려워졌다.

최근의 장마는 마치 예고 없이 벌어지는 기습 작전처럼, 좁은 지역에 짧고 강한 비를 쏟아붓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기후 변화가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태풍이 멀리서 보내는 수증기, 고기압의 미세한 변화, 북쪽 공기의 유입 등 다양한 변수들이 얽히며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기상청 장마 폭우
출처 : 연합뉴스

기상청은 이러한 변화된 양상을 ‘집중형 장마’로 분류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올해처럼 장마가 잠시 멈춘 듯 보이다가 다시 활성화되는 사례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장마 종료 선언이 났다 해도, 한동안은 경계를 풀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기상 예보를 꾸준히 확인하고, 하수구 정비나 배수 시스템 점검 등 기본적인 대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금의 안일한 대처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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