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힘 못 쓰는 현대차
아크폭스 수탁 생산으로 재도약 도전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자동차 브랜드인 베이징자동차의 ‘아크폭스’ 모델을 베이징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현대차가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수탁 생산하는 첫 사례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와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베이징자동차의 아크폭스를 생산하기로 결정하며,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
참고로 ‘내부생산(MIP·made in plant)’ 방식, 즉 베이징현대가 아크폭스의 설계부터 생산, 그리고 품질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여러 매체들은 “현대차는 최근에 현지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계획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다른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판매 부진과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위해, 이와 같은 수탁 생산 방식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사업 부담던되 현대차, 아크폭스로 분위기 전환
베이징 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는 씨티카에서 SUV와 슈퍼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BAIC의 합작 법인인 ‘베이징 현대’의 3공장에서는 이 브랜드의 설계와 생산, 품질 관리가 전담될 것으로 예상되며,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이 생산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아크폭스는 지난해 약 2만 5000여 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였고, 올해는 5만 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러한 수탁 생산 결정 뒤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때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하는 등 중국 내수 시장에서 활약했던 현대차는, 2016년의 114만 여대 판매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27만 여대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 사업 부담 경감을 위해 충칭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입찰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구매 업체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전기차가 대세인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 또한 아크폭스 생산 결정의 배경이다.
현대차는 다른 브랜드의 차량을 수탁 생산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서는 전례 없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은 중국 시장에서 다시 한 번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이는 앞으로의 흐름을 지켜보며 답을 찾아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