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에도 나온 ‘한국 보물’인데…”일본만 떼돈 번다?” 이유 알고보니 ‘깜짝’

보성녹차, 한때 전국 생산 40% 차지한 명차
커피 열풍에 밀려 침체…이제 스마트농업으로 반격
전통과 맛 살리며 세계시장 재도전 나선다
보성녹차 스마트농업 변화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전국 어디서든 ‘녹차’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던 이름, 보성. 한때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 품질 보증이 됐다.

커피가 지금처럼 일상화되기 전, 녹차는 건강과 격식을 상징했고, 보성은 그 중심에 있었다.

실제로 2000년대 초까지 전국 녹차 생산의 40% 가까이를 책임졌고, ‘보성녹차’는 대한민국 지리적 표시 1호라는 상징성까지 얻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화려한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젊은 세대의 입맛이 변화하면서 차는 점점 ‘올드한’ 이미지로 밀려났다.

“차는 올드하다?” 보성, 녹차 산업의 판을 다시 짠다

보성녹차 스마트농업 변화
출처 : 연합뉴스

‘차는 귀찮고 어렵다’는 인식, 제품 혁신의 정체,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 불안정까지 겹치며 보성의 차 산업은 오랜 침체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친환경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 ‘커피보다 차’라는 글로벌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다시금 녹차가 주목받고 있다.

보성군은 이를 기회로 삼아 올해를 ‘차산업 제2 부흥기’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차밭을 스마트팜으로 전환하고, 생산·유통·체험·수출까지 전방위 전략을 마련하며 산업 전반을 재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보성녹차는 농산물의 범주를 넘어선 고유한 문화적 가치와 깊은 뿌리를 지닌다.

보성녹차 스마트농업 변화
출처 : 연합뉴스

삼국시대(4세기 중반)부터 약 1,675년 이어 온 차 전통과 《세종실록지리지》·《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자생지의 역사성은 일본 녹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가공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본이 찻잎을 찌는 증제법을 쓰는 반면, 보성녹차는 솥에 덖는 방식으로 고소한 향과 은은한 맛을 살린다. 감칠맛 중심의 일본차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다.

왜 일본茶에 밀렸나… 늦었지만 보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성녹차는 왜 일본차처럼 세계적 위상을 갖지 못했을까. 핵심은 ‘시장 대응력’이다. 일본은 일찌감치 차를 산업화하고 세계 시장에 맞춰 표준화와 마케팅을 강화했다.

반면 보성은 품질과 전통에 집중한 나머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편의성, 다양한 제품군, 경험 중심의 소비문화에 뒤처진 것이다.

보성녹차 스마트농업 변화
출처 : 연합뉴스

이제 보성은 다르다. 자동화된 차 생산 시설, 평지 스마트 차밭, 온라인 유통 채널 확대, 전통 제다 명인 양성 등 다각도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린다향 카페에서는 말차 디저트와 음료를 선보이며 MZ세대와도 접점을 만들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형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침묵하던 명차의 고장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보성의 행보가 진정한 제2의 부흥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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