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더니 “현대차? 터질게 터졌다” 4년 만에 ‘발칵’…대체 무슨 일?

전기차 판매 28% 급감…현대차, 美서 3위로 밀려
쉐보레 이쿼녹스 앞세운 GM, 공백 치고올라
하이브리드 판매는 급증…전략 수정 시급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021년,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강력한 2위로 부상하며 ‘한국차의 반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테슬라가 독주하던 시장의 판도를 흔든 이변이었다. 그 후 4년간 굳건히 지켜온 자리였지만, 올해 상반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대차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7.6%로 떨어지며 3위로 밀려났다. 순위 변화 뒤엔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이 숨어 있다.

‘나 홀로 역주행’…미국 전기차 시장서 밀려난 현대차·기아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총 4만 4,555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급감한 수치다.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
출처 : 연합뉴스

같은 시기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이 5.2%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나 홀로 역주행’이다. 특히 기아의 판매량은 반 토막 나며 타격이 컸다.

그사이 2위 자리는 제너럴모터스(GM)가 차지했다. 쉐보레 이쿼녹스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로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늘리며 공백을 파고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업계는 ‘신선함의 부재’와 ‘전략의 변화’를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과 EV 시리즈는 한때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했지만, 이제는 경쟁 모델의 거센 추격에 직면했다.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
출처 : 연합뉴스

후발 주자들이 상품성을 빠르게 보완하며 등장하는 동안, 현대차의 신차 효과는 점차 희미해졌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경쟁자들은 더 영리하게 진화했다.

현대차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빠르게 치고 올라온 경쟁자들이 빈틈을 파고들었고, 결국 시장의 판세는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다.

할인 사라지자 발길도 끊겼다…흔들린 현대차의 가격 전략

판매 전략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리스나 렌터카 등 플릿(fleet) 판매 중심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리테일(retail) 판매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공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줄었다.

이는 곧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 눈에 띄는 할인 혜택이 사라진 것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
출처 : 연합뉴스

그렇다고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 전체가 흔들린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오히려 45.3% 급증하며 13만 대를 훌쩍 넘겼고,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흐름이 순수 전기차의 ‘숨 고르기’를 넘어 하이브리드라는 현실적 대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략적 유연성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이제 중요한 건 소비자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읽고, 전략과 제품에 정교하게 반영하느냐다. 치열해지는 전기차 경쟁 속에서 더 늦기 전에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지금의 안일함은 더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