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투기 생산 라인 위기
F-35 집중에 반발 의견 나와
수출 물량으로 위기 타개 시도

유럽을 대표하는 전투기 유로파이터가 영국에서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이 공동으로 개발한 전투기이며 한때 한국의 FX 3차 사업에도 후보로 참여하여 대중들에게도 알려진 바 있다.
유로파이터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BAE 시스템즈는 신규 주문이 없다면 랭커셔주에 위치한 생산 라인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두고 영국 내에서도 항공 산업과 일자리, 방위 전략 등에 있어 많은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 파트너들은 늘리는데 영국만 줄인다

유명 방산 기업 BAE 시스템즈의 최근 발표를 통해 카타르에 대한 마지막 항공기 인도를 마치면 영국 랭커셔주 워튼 공장의 유로파이터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신규 주문이 없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09년 이후 한 대의 신형 타이푼도 구매하지 않았다. 이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정반대 행보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는 자국 공군용 항공기 생산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유로파이터 컨소시엄은 연간 생산량을 14대에서 20대로 늘릴 계획까지 세웠지만 영국 혼자만 조립 라인을 닫는 상황이다. BAE는 전방 동체 같은 구성품은 계속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부품들은 최종 조립을 위해 유럽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미국산 F-35 선택이 불러온 논란

유로파이터 생산 라인과 관련하여 영국의 전략적 결정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영국 정부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대신 미국산 F-35 전투기 구매를 우선시하기로 했다. 영국은 F-35의 주요 공동 개발국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미국도 영국의 요구 성능을 최대한 F-35에 반영해 주고 있다.
그러나 유로파이터 대신 F-35에 집중하는 영국의 행보를 두고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비판 측에서는 영국이 기존 전력 현대화에 대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유로파이터 컨소시엄에서 유일하게 최신 모델을 주문하지 않은 국가라고 지적한다.

또한 전투기 생산 라인이 중단되면 일자리와 기술, 국가 안보가 흔들릴 것이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존 힐리 국방부 장관도 국내 산업 지원을 위해 유로파이터의 신규 주문을 촉구하고 있지만 확답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수출 계약만이 유일한 희망

영국 국방부 관계자들과 업계는 수출 계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과 진행 중인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면 생산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정 주문 없이는 워튼 생산 라인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게다가 독일 등은 인권 문제를 이유로 유로파이터의 중동 수출을 거부하는 경우가 잦아 추가 수출 협상은 쉽지 않은 문제다.
유로파이터는 라팔과 함께 KF-21이 시장 확장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존재다. 예산이나 정치, 외교적인 이유로 미국제 전투기를 구매하지 못하는 국가들은 유럽제 전투기를 통해 4.5세기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따라서 4.5세 전투기로 분류되는 KF-21은 두 기체와의 경쟁이 필연적인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로파이터 컨소시엄 중 하나인 영국의 생산 라인 중단이 앞으로 전투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