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안돼요’하더니 고깃집·횟집도 ‘돌변’, “4년 뒤 완전히 바뀐다”

2029년 배달·매장 취식 비중 동일
플랫폼 의존도 심화 우려
1인 가구 증가가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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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매장 취식 비중 / 출처 : 연합뉴스

“이제 배달 없으면 장사가 안 돼요.”

국내 외식업계에서 배달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오는 2029년에는 배달과 매장 취식 비중이 거의 같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단순한 소비 패턴 변화를 넘어 자영업자들의 생존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변화다.

배달이 매장을 잠식하는 현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지난 9일 발표한 2024년 소비자 외식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한국 외식시장은 매장 취식 45%, 배달 35%, 포장 19%의 구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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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매장 취식 비중 / 출처 : 연합뉴스

그런데 2029년에는 배달 비중이 37%까지 늘어나면서 매장 취식과 거의 동일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포장 외식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유로모니터는 2029년 테이크아웃이 전체 외식 시장의 24%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며, 이 시장이 가정간편식(HMR)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식품외식 부문 책임 연구원은 “맛과 품질 면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가정간편식 제품은 가격 경쟁력도 갖춰 외식과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한 끼 간단하게 먹고자 하는 소비자가 가정간편식과 테이크아웃 중에서 선택하는 모습이 일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인 가구 증가가 부른 구조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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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매장 취식 비중 /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외식 구조의 변화 중심에는 1인 가구 증가와 편의성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식사하는 인구가 늘면서, 매장 방문보다는 배달이나 포장처럼 간편한 소비 방식이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외식업계 역시 이에 발맞춰 메뉴 구성을 재편하고 있다. 전통적인 상차림 대신, 한 그릇 식사 중심의 메뉴로 빠르게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깃집이나 횟집처럼 다인용 식사가 중심이던 매장들도 메뉴를 간소화하거나, 국밥, 찌개, 덮밥, 면류 등 1인용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피자와 치킨 전문점도 1인분 전용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며 변화에 대응 중이다.

플랫폼 의존도 심화에 따른 우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자영업자들에게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배달 비중이 매장 취식과 동등해진다는 것은, 앞으로 외식업체의 매출 절반 가까이가 배달·포장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게 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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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매장 취식 비중 /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배달 인건비 등의 비용이 늘어나면서, 주문 수는 증가해도 실제 순수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플랫폼의 정책 변화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매출이 플랫폼에 크게 의존할수록, 자체적인 영업 전략이나 가격 결정 권한도 약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수수료 부담이 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품질 저하, 자영업자 간 양극화 등 외식업계 전반에 구조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플랫폼 의존 심화와 수익성 악화 문제는 자영업자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정부·업계 차원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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