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조선업이 “어쩌다가”… 최악의 시나리오 ‘눈앞에’

메탄올·암모니아 엔진까지 자체 개발한 중국
한국과 기술 격차 0.7년 불과
조선업계 “협력·정부 지원 절실”
조선
중국 조선업의 위협 / 출처 : 연합뉴스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한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의 이 말이 한국 조선업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중국이 친환경 선박 엔진 시장에서 보여준 급속한 성장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CSSC, 세계 최대 조선전시회서 기술력 과시

지난 6월 열린 세계 최대 조선 해양 전시회 ‘노르쉬핑 2025’에서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이 선보인 기술력은 국내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CSSC는 자회사 윈지디를 통해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과 액화천연가스(LNG) 연료공급 장치 등을 공개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CSSC가 윈지디와 별도로 독자 개발한 메탄올 및 암모니아 중소형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소개한 것이다. 16일 한국수출입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이 중 메탄올 엔진의 경우 이미 16세트 판매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조선
중국 조선업의 위협 / 출처 : 연합뉴스

이는 중국이 차세대 친환경 연료 엔진 기술에서도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메탄올과 암모니아는 탄소 배출량이 적어 LNG보다 친환경에 가까운 연료로 평가받으며, 특히 암모니아는 탄소 배출량이 ‘0’이라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인수합병으로 기술 격차 순식간에 좁힌 중국

중국 조선업계의 이런 성과는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린 것과 함께 기술력 있는 해외업체 인수에 적극 나선 결과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CSSC의 윈지디 인수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CSSC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윈지디는 독일의 만 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대형 선박 엔진 설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조선
중국 조선업의 위협 / 출처 :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CSSC와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간 합병으로 한중간 기술 격차 감소 우려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하고 있다.

호황 속에서도 긴장 놓지 못하는 국내 업계

국내 엔진 업체들은 현재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컨센서스(영업이익 전망치)는 HD현대마린엔진이 전년 동기 대비 45.86% 증가한 131억 원, 한화엔진은 37.06% 오른 255억 원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국내 엔진 업체들이 국내뿐 아니라 중국 조선업계 발주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선박 엔진 제작 능력이 발전할수록 국내 업체의 설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선 보유량 세계 2위인 중국은 국영선사를 중심으로 실운항 척수가 많아 데이터 확보에 유리하다”면서 “운항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기술에서도 약점을 만회하고 성능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선
중국 조선업의 위협 / 출처 : 연합뉴스

그는 또한 “국내 해사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퇴보하고 있어 선박 탈탄소화 요구에 대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호 경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한 대응을 모색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점유율 변화는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중국조선소의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점유율은 57%에서 78%로 급증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39%에서 22%로 하락했다. 주도권이 중국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여전히 기술·설계·R&D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지만, 생산 능력과 조달 등 가치사슬 전반에서는 중국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차별화 전략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0

  1. 간첩법 개정 안하는 민주당,미국에는 접근불가이고 줌ㅇ국에 붙어 대놓고 간첩활동해도 나몰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