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옆동네 “왜 이렇게 싸지?” 했더니…규제 풀리자 “돈방석 터진다”, 대체 어디?

부천, 고도제한 완화로 도시개발 본격 시동
저층 밀집 오정·원미구 반등 계기 마련
낮은 집값 눌린 지역, 스카이라인 바뀔까
부천 고도제한 완화
출처 : 연합뉴스

부천 하늘을 가로막았던 보이지 않는 족쇄가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포공항 인근이라는 이유로 수십 년간 건물 높이에 족쇄를 채워왔던 부천시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고도제한 기준 개정에 맞춰 현실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막힌 도시”의 반격…부천, 고도제한 족쇄 풀릴까

핵심은 기존의 획일적 규제 방식이 유연한 평가 기준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일정 반경 안에선 무조건 정해진 높이를 넘을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항공기의 실제 비행 경로와 성능을 분석해 개별적으로 높이를 검토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부천 고도제한 완화
출처 : 연합뉴스

특히 부천시 오정구, 원미구 등 고도제한 직격탄을 맞은 지역으로서는 숨통이 트일 만한 변화다. 45m 미만으로 묶여 있던 이 지역들은 그간 신축 아파트 건설이 어려워 재개발이 지지부진했고, 낡은 주거지가 밀집한 채 방치되어 왔다.

부천시는 이를 앞두고 자체 대책반을 구성해 정부에 조기 적용을 건의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변화가 건축물의 높이 규제라는 범위를 넘어 도시 전반의 구조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부천은 고도제한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수도권 주거 대체지로 주목받으며 집값 상승세를 이어왔다.

서울과의 뛰어난 접근성, 7호선 연장과 서해선 개통, GTX-B·D 노선 계획 등 교통망 확충은 꾸준한 수요를 이끌었고, 중동·상동 신도시를 중심으로 평균 매매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부천 고도제한 완화
출처 : 연합뉴스

예시로 부천의 대장주 아파트인 ‘중동 팰리스카운티’는 지난 10년 동안 매매가가 4억 원대에서 9억 원대로 오르며 두 배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고도제한 풀리면 판이 달라진다…오정·원미구, 부천의 새 얼굴 예고

하지만 정작 오정구와 원미구는 이러한 성장에서 한 발 비켜나 있었다. 재건축이 불가능한 낡은 저층 주택이 밀집한 이 지역들은 시세 측면에서도 소외돼 있었다.

같은 32평대 아파트가 다른 지역에선 6억 원을 넘길 때, 이곳은 여전히 4억 원대에 머물렀다. 개발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격을 억누른 셈이다.

이제 상황은 바뀌고 있다. 규제가 풀릴 경우 이 지역들은 가격 상승을 넘어 도시 구조 자체를 새롭게 재편하는 변화를 겪게 된다.

부천 고도제한 완화
출처 : 연합뉴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기반시설이 개선되면, 지금은 저평가된 토지와 노후 주택들이 새로운 가치의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과거 10년이 외부적 요인에 의한 성장기였다면, 앞으로는 도시 내부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구조적 전환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평가표면 반경이 지나치게 넓게 설정될 경우 부천시 전역이 다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항공학적 검토라는 기준이 실질적인 완화로 이어질지 여부도 아직 불확실하다.

부천시는 이번 변화가 도시의 미래를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울 옆 도시’에 머물렀던 부천이 고도 제한의 족쇄를 풀고, 자립적 성장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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