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불매운동 타겟
이제는 새벽부터 오픈런
MZ세대가 이끄는 변화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시작된 ‘노재팬’ 운동이 한창이던 때, 일본 상품은 마치 죄인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불과 5년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입장 등록이 오후 이른 시간에 연일 마감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일본 브랜드 매장에서 말이다.
맥주부터 푸딩까지, 일본 상품 열풍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가 18일 발표한 자료는 이런 변화를 수치로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 일본 맥주 수입량은 4만 3676톤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난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2018년 상반기 최고 기록인 4만 2962톤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불매운동 당시 2020년 6490톤, 2021년 7751톤까지 급락했던 것을 생각하면 완전한 반전이다.

편의점가에서도 일본 상품 인기가 뜨겁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저지우유푸딩’은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 1위에 오른 것이다.
일본 제과 브랜드 ‘후지야’와 협업한 ‘페코짱 밀키카라멜’도 소프트 캔디 부문 매출 2위를 기록했다. CU가 한정 출시한 ‘홋카이도 수플레 푸딩’은 SNS에서 화제가 되며 조기 품절 사태를 빚었다.
새벽부터 줄 서는 일본 브랜드 매장들
더현대서울에 문을 연 일본 종합 잡화점 ‘돈키호테’ 팝업스토어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서 상품도 조기 품절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 잠실 애비뉴엘점에 첫 팝업스토어를 연 일본 편집숍 ‘빔스’도 마찬가지다. 연일 수백 명이 줄을 서서 두 시간 이상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때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는 2019년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다시 달성했다. 완전한 부활을 선언한 셈이다.
여행 증가가 불러온 소비 심리 변화
최근 소비 트렌드의 변화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이들은 일본 문화에 대한 친밀도가 높고, 국적보다 품질과 트렌드를 우선시하며 소비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82만 명에 달한다. 이는 국민 6명 중 1명이 일본을 찾은 셈이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같은 해 일본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 여행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도 확대되었다고 분석한다. 현지에서 직접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면서 일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일본 관련 상품군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정서나 취향 면에서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일본에서 성공한 인기 상품이 국내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삿포로맥주는 지난 12일 서울 성수동에 해외 첫 매장을 열었고, CJ올리브영은 이달 한 달간 매장 전체를 일본 ‘산리오’ 캐릭터로 꾸미는 등 일본 마케팅을 전사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내에서도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와 유사한 현상이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관련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정치적 감정이 소비 패턴에 영향을 주었다면, 이제는 개인의 취향과 경험이 소비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 불매 운동의 정서가 강했던 5년 전과 달리, 지금은 “좋은 건 좋은 것”이라는 실용적 소비 문화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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