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mm로 최박?” 아너, 실측에 진실 드러나
삼성보다 두껍다는 결과에 신뢰도 타격
중국산 과장 마케팅, 다시 도마에 오르다

“중국 제품 신뢰가 또 한번 흔들리는 계기가 됐다.”, “삼성이 괜히 오래된 게 아니구나, 믿음이 간다.”
삼성보다 얇다고 주장했던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의 최신 폴더블폰이 실제로는 더 두꺼웠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계 최박’ 타이틀을 둘러싼 기술 자존심 경쟁에 균열이 생겼다.
겉보기 수치 하나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끌려던 전략이, 되레 신뢰도에 타격을 입히는 역풍으로 돌아온 셈이다.
“0.1mm로 세계 최박?”…아너 매직 V5, 실측에 무너진 자존심
논란의 중심은 아너가 최근 출시한 ‘매직 V5’였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이 접었을 때 8.8mm, 펼쳤을 때 4.1mm라고 발표하며, 기존 삼성의 갤럭시 Z 폴드7보다 얇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0.1mm라는 미세한 수치를 강조한 이 비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한 계산된 마케팅 전략이었다.
하지만 실측 결과는 달랐다. 해외 유명 IT 팁스터와 커뮤니티 사용자들이 두 기기를 나란히 놓고 카드 하나를 올려 실험한 영상은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아너 제품 쪽을 누르자 카드가 반대편 삼성 제품 쪽에서 들리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는 실제로 삼성이 더 얇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보다 정밀한 측정은 이 의심을 확신으로 바꿨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사용자들이 마이크로미터를 이용해 측정한 바에 따르면, 아너 V5는 접었을 때 9.417mm로, 공식 수치보다 0.6mm 이상 두꺼웠다. 반면 삼성 폴드7은 8.790mm로, 공식 발표보다 오히려 약간 얇았다.
일각에서는 아너가 제품의 가장 얇은 부분만 기준으로 삼거나, 특정 색상 모델만을 홍보에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표면상 수치 경쟁에 집착한 나머지 실사용자의 신뢰를 등한시했다는 비판이다.
화웨이 떠났지만 마케팅은 그대로?…아너 향한 비판 쏟아져
해외 주요 IT 매체들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샘모바일은 “모두가 V5가 더 얇다고 믿게 만들었지만, 진실은 달랐다”고 지적했고, 테크토크TV는 “화웨이에서 분리됐다고는 하나 과장 마케팅의 습성은 여전하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삼성은 제품 두께나 타이틀 경쟁보다는 방수 방진, S펜 지원, 소프트웨어 완성도 등 실제 사용자 경험 개선에 더 집중해왔다. 수치를 앞세우는 대신 기술의 전반적인 완성도와 신뢰도를 꾸준히 쌓아온 셈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논란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것을 고민하게 만든다.
혁신의 진정한 기준이 무엇인지, 기술력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은 숫자보다 신뢰를 쌓는 일이 더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