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잠수함 기술 40년, 이제 수출 무대에 선다
한화오션, 캐나다 ‘60조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전
전략무기 수출 여부, 파이브 아이즈가 주목한다

“와… 우리나라가 잠수함을 수출하는 시대가 진짜 오긴 오는구나.”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지사를 설립한다. 겉으론 평범한 해외 진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엔 훨씬 더 깊은 전략이 숨어 있다.
그 배경에는 한국이 만든 3,000톤급 잠수함이 세계 방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거대한 그림이 숨겨져 있다.
조립에서 설계까지… ‘잠수함 자립’ 40년의 진화
한화오션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40여 년에 걸쳐 잠수함 기술을 축적해 왔다.

처음엔 독일의 기술을 들여와 조립하던 수준이었다. 장보고-I급으로 시작한 그 여정은, 설계·건조·품질 관리 등 기초 기술을 하나씩 체득하며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이후 2000년대에는 손원일급(214급)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했고, 마침내 2010년대 들어선 도산안창호급 장보고-III로 완전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 잠수함은 설계부터 건조까지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수행한 3,000톤급 모델로, 공기 없이도 수중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AIP 시스템과 탄도미사일을 수직으로 발사할 수 있는 VLS 체계를 갖췄다.
디젤 잠수함에 이런 첨단 기술을 탑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이처럼 쌓아온 기술력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더 빠르게 확장됐다. 성능을 높인 장보고-III Batch-II 3척을 추가 수주했고, 수상함 분야에선 미 해군 군수지원함 정비 사업도 따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기술력 확보는 한화오션이 ‘K-방산’의 선봉에 섰다는 신호탄이다.
‘60조 수주전’ 정조준… 캐나다로 향한 한화오션의 승부수
바로 이 맥락에서, 캐나다 지사 설립은 해외 거점을 넓히는 차원을 넘어 잠수함 수주 경쟁을 위한 전략적 전초기지로 해석된다.
캐나다 정부는 최대 60조 원 규모의 초계 잠수함 도입 프로젝트(CPSP)를 추진 중이다. 여기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손잡고 ‘팀 코리아’로 공동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미 지난 5월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인 ‘캔섹(CANSEC)’에 참가하며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상태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이 계약은 규모를 넘어선 가치를 지닌다. 잠수함 건조는 물론, 유지·보수, 성능 개량, 교육까지 포함된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수십 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수백만 개 부품이 필요한 만큼 국내 협력업체에도 성장 기회가 생긴다. 캐나다는 ‘파이브 아이즈’ 일원으로, 이런 나라에 전략무기를 수출한다는 건 기술력과 보안 신뢰를 동시에 입증하는 일이다.
캐나다 프로젝트의 향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오션의 캐나다 지사 설립은 분명 긴 시간 축적된 기술력과 더 넓은 세계 무대를 향한 의지를 응축한 상징적인 한 수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