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학교서 이런 일이”, “교육계 발칵 뒤집혔다”…대담해지는 수법에 ‘깜짝’

학부모·교사·직원이 시험지 유출 공모
숙명여고 떠올리게 한 또 다른 ‘입시 비리’
성적 0점·퇴학 조치… 대입 꿈도 사라져
시험지 유출 공모
출처 : 연합뉴스

“저렇게까지 했는데 이제야 들켰다는 게 더 이상하네. 안 걸린 경우는 얼마나 많았을까 싶다.”

대입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시험지 유출’은 부정행위를 넘어 교육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다.

최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은, 과거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그 수법과 파장이 적잖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족 내부가 아니라, 학부모와 과외교사, 그리고 학교 내부 인사까지 얽힌 ‘범죄 삼각 구조’가 드러나면서 더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구속·퇴학·0점 처리… 대입 앞두고 인생이 무너졌다

시험지 유출 공모
출처 : 연합뉴스

사건은 7월 초 새벽,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위해 시험지를 빼내려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혼자가 아니었다. 학생의 과외교사이자 기간제 교사가 동행했고, 이들의 침입을 도운 이는 학교 시설 관리자였다.

보안 시스템에 의해 이들의 움직임은 곧바로 감지되었고, 경찰은 뒤이어 이들의 구체적인 공모 정황과 금품 거래 의혹까지 포착했다.

교사는 학생을 오래도록 과외하며 불법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시설 관리자는 학교 출입에 직접 협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곧바로 법원의 판단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구속됐고, 학교는 해당 학생의 성적을 0점 처리한 데 이어 퇴학을 내부 결정했다. 사실상 ‘대입 자격 상실’에 가까운 조치다.

숙명여고 떠오르게 한 안동 사건… 되풀이되는 시험지 유출

시험지 유출 공모
출처 : 연합뉴스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을 접하며 과거 숙명여고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교무부장이던 아버지는 딸들에게 정기고사 문제를 수차례 유출했고, 이로 인해 딸들은 갑작스러운 성적 상승을 보였다.

이 의혹은 곧 수사로 이어졌고, 아버지는 징역 3년 실형을 살았다. 자매는 징역 1년의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미성년자였던 점과 아버지의 절대적 영향력을 고려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형량을 두고 ‘솜방망이’ 논란도 있었지만, 성적 무효와 퇴학, 사회적 낙인이라는 후속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대입에 있어 치명적 불이익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이번 안동 사건에서도 유사한 행정적 후속 조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시험지 유출 공모
출처 : 연합뉴스

시험지를 훔치는 행위는 부정행위를 넘어 공정한 평가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교사와 학부모, 학교 내부 직원이 함께 가담한 이번 사건은 개인 차원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구조적 범죄로 평가되고 있다.

공정성과 신뢰가 무너진 평가는 성적 하나에 인생이 갈리는 교육 체계에 큰 균열을 남긴다. 내부 비리를 막을 강력한 감시 장치가 지금 필요한 이유다. 안일한 대응은 더 큰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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