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예언 한 줄에 여행 취소 속출
홍콩발 ‘7월 대재앙설’에 항공편까지 줄어
전문가 “예언 아닌 평소 대비가 중요”

올여름, 일본을 둘러싼 묘한 불안감이 아시아 곳곳에 번지고 있다. 그 시작은 의외로 만화 한 권이었다.
1999년 출간된 일본 만화 ‘내가 본 미래’. 작가 다쓰키 료는 자신이 꿈에서 본 재난의 장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그려냈다.
초반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후 동일본대지진의 시점을 예언한 듯한 내용이 뒤늦게 조명되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2021년, 이 만화의 완전판이 출간되면서 상황은 또 한 번 뒤흔들렸다.
“2025년 7월, 진짜 대재앙이 온다.” 작가는 반복적으로 비슷한 재난 꿈을 꿨다고 덧붙였다. 이 문장이 온라인을 타고 확산되면서, 대재앙설은 홍콩 사회를 중심으로 현실적 공포로 번지기 시작했다.
“7월엔 가지 마세요”‥홍콩서 번진 일본 대재앙설

풍수지리와 예언에 민감한 지역 특성상, 홍콩 시민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이른바 ‘7월 일본 대재앙설’은 걷잡을 수 없이 퍼졌고, 그 여파는 실제 여행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홍콩의 저비용 항공사인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센다이, 도쿠시마행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당초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탑승률은 실제로는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항공사 측은 “예언을 걱정한 고객이 많았고, 수요 급감은 불가피한 조정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현지 풍수 전문가들까지 ‘올여름 일본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SNS에는 여행 취소를 알리는 게시글이 늘어났고,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우려가 번졌다. 지금 이 흐름은 과학보다는 감정과 믿음이 앞선 상황에 가깝다.
“과학 아닌 괴담엔 휘둘리지 마라” 전문가 경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문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일본 신슈대학교의 기쿠치 사토루 교수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중요한 건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평소의 철저한 대비라는 조언이다.
예언이냐 괴담이냐를 가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지금 우리의 대응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필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와 흔들리지 않는 판단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