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넘어 오프라인까지
다이소 아성 흔들리나
배달시장도 중국바람

“이러다 정말 다 뺏기는 거 아니야?”
온라인에서 시작된 중국 유통업계의 한국 진출이 이제 오프라인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생활용품 매장과 배달 플랫폼까지 중국 기업들이 발을 들이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소에 도전하는 중국 브랜드들
‘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요요소가 전북 군산에 국내 1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11일 현재 요요소는 군산 내흥동에 매장을 열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이 브랜드는 1,000~2,000원대의 저가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미 동남아, 중동, 유럽 등 전 세계 80여 개국에 약 3,000개 매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유통 기업이다.

한편, 이미 국내에 진출한 중국 브랜드 미니소의 행보는 더욱 공격적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대학로점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홍대·강남·청주 등 주요 상권에 매장을 연이어 개장하며 반년 만에 4개 매장으로 빠르게 확장했다. 미니소는 연내 매장 수를 10여 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강남점이 입점한 자리는 과거 ‘카카오프렌즈 스토어’가 위치했던 상징적인 공간이다. 캐릭터 굿즈의 ‘성지’로 여겨졌던 이곳에 중국 브랜드가 입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달시장에도 중국바람
배달 플랫폼 시장에 중국 기업도 진출했다. 헝그리 판다는 2017년 영국에서 설립된 중국계 음식 배달 플랫폼으로, 최근 서울 마포, 동대문, 광진구 등 화교 밀집 지역의 중국 음식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교민과 유학생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앱과 서비스 전반이 중국어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중화권 결제 시스템도 지원한다.

이 플랫폼은 마라탕, 훠궈, 밀크티 등 중국 요리를 중심으로 한 메뉴 구성과 중국 식자재 마트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비자 제한 없이 고액 수익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라이더를 모집해 기존 국내 배달업계와는 차별화된 인력 운용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헝그리 판다는 먼저 중국계 소비자를 흡수한 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소비자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 배달 플랫폼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의 고민 깊어져
이 같은 중국 브랜드들의 움직임은 중국 내 소비 정체와는 달리, 한국 시장에서는 다이소가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진입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리테일러의 오프라인 매장 출점 속도가 관건”이라며 “다이소와의 저가 출혈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다이소와 국내 배달 플랫폼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중국 브랜드의 위협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낮은 가격만으로는 경쟁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빠른 점포 확대와 유통망 확보가 이루어진다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초저가 전략을 지속할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브랜드와 중소 유통업체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기업 사례를 보면,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기업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제품 품질과 서비스 신뢰도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유통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보다는 품질과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