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개발 기간 절반 단축
토요타 철학과 정반대 행보
신뢰성은 여전히 의구심

일본의 자동차 제조 명가 토요타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개발 속도에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마치 스마트폰처럼 빠른 주기로 신차를 쏟아내고 있으며 대체로 제품이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장에 먼저 내놓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차 업체와 협력 관계 강화

토요타는 중국 현지 기업과 손잡은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 공동 개발에 착수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6년 1분기 출시를 앞둔 bZ7은 차량 플랫폼부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인공지능 시스템까지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투입된다.
이외에도 토요타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전기차에 BYD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중국 기업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였다.
그런데 토요타는 중국 기업과의 협력 과정에서 BYD 등의 차량 개발 기간 단축에 놀라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차 개발에는 5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를 2년 수준으로 단축해 토요타를 놀라게 만들었다.
절반으로 단축된 자동차 개발 기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채택한 방식은 ‘일단 빠르게 만들고 후에 개선한다’는 접근법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처럼 빠른 주기로 신차를 쏟아내며 자동차 업계의 기존 룰을 무너뜨리고 있다.
기존 자동차 업계가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중국 업체들은 일단 시장에 내놓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개발 방향을 본 토요타 관계자는 “BYD 엔지니어들이 개발 후반부에도 과감한 설계 변경을 단행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들은 차량 출시 후에도 수정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장에 내놓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전통적인 순차 개발 방식 대신 여러 부서가 동시에 작업하는 병렬 개발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설계부터 양산까지의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속도 vs 신뢰성, 자동차 제조 철학의 충돌

이는 토요타의 신중한 제조 방식과는 정반대다. 토요타는 일반적으로 단일 모델의 프로토타입 6종을 제작하고, 각각 수만 마일의 테스트를 거치는 등 철저한 절차를 고수해 왔다. 오랜 기간 신뢰받아 온 내구성과 품질의 비결이기도 하다.
반면 BYD는 낮은 인건비와 주 6일, 하루 12시간 근무를 바탕으로 90만 명의 인력을 운용하며 놀라운 개발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12시간 근무 체제와 함께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해 물리적 테스트 시간을 대폭 줄였다.
이들은 실제 도로 테스트 대신 가상 환경에서 수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개발 속도를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토요타는 BYD의 빠른 개발 속도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과 별개로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개발 속도가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성 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전기차 업체가 중국의 방식을 차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