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앞바다서 대형 참다랑어 수천 마리 포획
‘바다의 로또’ 헐값에 사료로… 쿼터제에 막혔다
기후 변화 따른 어종 이동, 정책 유연성 필요

“참다랑어 같은 고급 어종이 우리나라에서도 잡힌다니 신기하면서도 아깝다.”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최근 펼쳐진 이례적인 광경은 어업계뿐 아니라 미식가들의 이목까지 단숨에 사로잡았다.
최대 150kg에 달하는 대형 참다랑어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그물에 걸려든 것이다.
그러나 놀라움도 잠시, 이 귀한 생선들이 줄줄이 가축 사료로 향할 운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잡았지만 팔 수 없었다”… 쿼터제에 막힌 ‘참다랑어 대풍년’

참다랑어는 ‘바다의 소고기’, ‘바다의 로또’라 불릴 정도로 미식 세계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부위별로 맛과 가격이 극명하게 갈리며, 특히 뱃살 부위는 지방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한 점에 수만 원이 훌쩍 넘는다. 머리살, 볼살 같은 특수 부위는 극소량만 존재해 더욱 희귀하게 취급된다.
이렇게 하나의 생선이 다채로운 미각의 경험을 선사하는 고급 식재료로 대접받는 까닭에, 참다랑어는 단순한 횟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참다랑어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마음껏 유통할 수 있는 물고기가 아니다. 국제사회는 참다랑어를 남획에 시달리는 멸종위기종으로 규정하고, 국가별로 연간 어획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쿼터제’를 운영 중이다.

이번 영덕 사태 역시 이 쿼터를 이미 소진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결국 수천 마리의 참다랑어가 정식 유통되지 못하고 헐값에 넘겨져 사료로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시장에 정상 유통될 경우, 이 참다랑어들은 블록 단위만으로도 수십만 원대에 거래될 수준의 고급 어종이다.
위판 당시 kg당 1만4천 원이라는 가격은 어획량 초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 실상은 몇 배의 가치를 지닌다.
기후가 바꾼 바다의 지도, 참다랑어도 북상 중
이처럼 높은 희소성과 품질을 갖춘 참다랑어가 제값도 못 받고 사료로 전락하는 현실은 어민에게도, 소비자에게도 모두 손해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근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참다랑어의 북상 현상이 더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해 어종 분포가 달라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어업 정책이 보다 유연하게 조정될 필요성을 시사한다.
자원 보호의 원칙은 유지하되, 변화하는 해양 환경과 어민의 생계 여건을 함께 고려한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자원 관리 방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자님 이런거 뉴스에 안나오면 다 냉동처리 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