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스마트폰처럼 조작
AI 비서 ‘글레오’로 명령도 척척
2030년까지 2천만대 장착 목표

현대차는 지난 3월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 25’를 통해 차세대 차량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처음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2025년 출시될 신형 아반떼와 투싼에 최초 탑재되며, 향후 현대차그룹의 주요 차종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그룹 전체 차량에 순차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2천만대 이상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플레오스 커넥트, 자동차 안의 스마트 생태계

플레오스 커넥트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기존 차량 시스템과 달리 스마트폰을 연상케 하는 UI/UX를 구현해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멀티윈도 기능을 통해 한 화면에서 여러 앱을 동시에 조작할 수 있으며, 즐겨 사용하는 모바일 콘텐츠와 앱도 차량 내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스플레이는 더 커졌고, 실내 중앙에 배치돼 차량 조작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기존 물리 버튼은 대폭 줄이고 주요 기능을 디지털화했으며, 주행 중 운전자의 시야 분산을 방지하기 위해 주행 정보는 별도 클러스터에 표시된다.
생성형 AI ‘글레오’로 차량 제어도 음성으로

플레오스 커넥트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글레오(Gleo)’다.
글레오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음성 비서로, 사용자의 말투나 문맥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단순히 음악을 틀거나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을 넘어, 교통 정보 확인, 날씨 조회, 에어컨 조절 등 복합적인 명령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운전 중에도 버튼을 찾느라 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말로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운전자와 차량의 상호작용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SDV 전환의 본격 신호탄… 파트너사들과 생태계 구축

플레오스 커넥트는 단순한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선언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의 첫 번째 성과물이다.
개발은 현대차·기아 AVP본부와 SDV 전문 연구소 포티투닷이 협력했으며, 이 중심에는 송창현 AVP본부장이 있다. 그는 이번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매년 시스템 기능을 고도화해 고객에게 끊임없이 발전하는 차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플레오스 생태계를 통해 파트너들과의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차량의 연동 서비스를, 네이버는 음성 기반 운행 중 정보 검색 기능을,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의 개인화 경험을 선보였다.
여기에 구글은 현대차와의 협력을 확대해 AI 기반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AI·모빌리티 전방위 확장

현대차그룹은 이번 발표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플레오스’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전략도 내놓았다.
2027년 말부터는 ‘레벨2+’ 자율주행 기능을 양산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트리아 AI’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전용 인공지능도 공개했다. HD맵 없이 도로 상황을 인식하고 각국 교통 법규를 반영한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또한 지역 소멸 및 교통약자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협력 체계 ‘Next Urban Mobility Alliance’도 출범해, 유럽과 한국에서 도시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단순한 신기술이 아닌,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상징하는 플랫폼이다.
자동차가 더는 이동 수단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 맞춤형 디지털 공간으로 진화하는 시대에 현대차는 그 변화를 직접 이끌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