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도 이제 ‘교통카드’ 시대
7월 3일부터 서울시 전역 본격 도입
실물 카드 없이도 스마트폰 태그만

“휴대폰 태그 한 번이면 충전 끝”, 서울시가 전기차 충전 결제 방식을 바꿨다.
교통카드를 찍듯 간편하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충전소마다 다른 회원카드로 번거롭게 결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티머니’ 기반 간편 결제 시스템을 공공 전기차 충전소에 도입했다.
7월 3일부터 서울시내 주요 공공 급속충전기 316대에 우선 적용했으며, 휴대폰으로 티머니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단말기에 태그하는 것만으로 충전 요금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서울시와 티머니는 지난해 9월, 이 같은 시스템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이후 약 10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회원카드 하나하나 챙기던 시대는 끝”

그동안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하려면 충전사업자별로 발급받은 회원카드를 들고 다녀야 했다. 서울시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인 충전사업자는 60곳으로, 그만큼 시민들은 번거로움 속에 전기차 충전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모바일티머니’ 앱에서 전기차 멤버십을 등록한 뒤 결제 수단만 지정하면, 앱을 따로 실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태그하면 된다. 실물 교통카드는 사용할 수 없지만, 등록된 멤버십 카드는 인증용으로만 사용되고 실제 결제는 지정된 수단으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오전 10시부터 소유 중인 급속충전기 316기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했고, 향후 민간 충전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용 가능 충전기는 티머니 앱 내 전기차 멤버십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친환경+편의성,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서울시가 이처럼 ‘생활 속 5분 충전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번 티머니 도입은 단순 결제 방식 개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민 접근성이 높고 친숙한 교통카드 시스템을 충전에 도입함으로써 친환경 모빌리티 확산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과정에서 느껴졌던 불편을 줄이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티머니는 이 사업을 계기로 ‘교통 중심 결제’에서 ‘생활 결제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약국, 편의점, 주차장 등 다양한 결제처를 확보한 티머니는 전기차 충전이라는 공공 인프라까지 영역을 넓혀 온 것이다.
티머니 측은 “오랜 기간 대중교통 결제를 통해 쌓아온 직관적 UX(사용자 경험)를 전기차 충전에도 그대로 적용했다”며 “이는 친환경 교통수단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결제하면 마일리지까지… ‘생활 혜택’도 강화

서비스 도입과 함께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마일리지 프로모션도 마련됐다. T 마일리지 5천 원 이상 충전 시 한 건당 1천 원씩, 월 최대 1만 원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이 혜택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약 6개월간 운영된다.
서울시는 향후 충전기마다 QR 안내 스티커를 부착해 이용 방법을 알기 쉽게 제공하고, 민간 충전사업자 및 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전국 확대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번 도입은 단순한 시스템 개선이 아니라 전기차 확산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