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현대차 ‘날벼락’, “결국 우려가 현실로” …7년 앞당긴 변화에 완성차 업계 ‘울상’

7년 앞당겨 보조금 폐지하는 미국
한국 전기차 업체도 타격 불가피
후방 산업까지 연쇄적 피해 우려
현대차
현대자동차 / 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세액 공제를 조기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 신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 중고 전기차 구매 시 4,000달러 수준의 세액 공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러나 해당 제도가 올해 9월 말을 기점으로 폐지된다면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기차 시장 전반 위축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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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5 / 출처 : 현대차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은 이미 부진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6월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6.2%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승승장구하던 테슬라도 2분기 전 세계 판매량이 13.5% 급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바이든 정부가 2032년까지 보장했던 전기차 세액 공제가 올해 9월 30일로 7년 앞당겨져 종료된다.

신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 중고차 4000달러의 세제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 전기차 세액 공제는 그동안 전기차 성장의 일등 공신이었다.

전기차 세액 공제 덕분에 2020년 20개를 밑돌던 미국 내 전기차 모델은 현재 75개로 급증했다. 하지만 보조금 종료로 미국 전기차 시장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1조2천억 원 혜택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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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9 / 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제도 변화는 한국 업계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특히 보조금 폐지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미국에서 약 12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 다음 2위를 차지했던 현대차·기아는 대당 7,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통해 연간 약 9억 달러, 한화 약 1조2천억 원 수준의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었다.

오는 10월부터 보조금이 폐지된다면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며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해 온 현대차그룹은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미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4만453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상황에서 추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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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6 / 출처 : 연합뉴스

대덕대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 정책에 따라 판매량이 좌우되기 때문에 전체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다”면서도 “내연기관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타이어 업계도 연쇄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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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6 / 출처 :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시장 부진은 단순히 완성차 업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완성차 업체의 타격은 곧 관련 업체들의 연이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 타이어 업계에도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북미 시장은 국내 타이어 3사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특히 전기차용 타이어는 판매 단가가 높아 고수익 제품으로 분류되는데, 수요가 줄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전기차 신차용 타이어 판매가 감소하면 교체용 타이어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타이어는 교체 주기가 2~3년으로 짧아 교체용 타이어가 전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타이어 3사는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불러올 연쇄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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