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 심화
국가 지원으로 치고 올라온 중국
한국 업체도 총력 대응 돌입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던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전고체 배터리 영역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지금보다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은 막대한 국가 지원을 기반으로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테스트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대표주자인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을 두고 “등골이 오싹해질 때도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개발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1,875㎞ 달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험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전기 세단 ‘실’ 모델에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해 시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BYD가 시험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1,875㎞를 달리고 12분 만에 80% 충전이 완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미국 매체는 BYD가 2027년부터 ‘실’에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할 예정이며 2029년까지는 제한된 물량만 생산하다가 2030년부터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IT 기업 화웨이도 최근 황화물 기반 전고체 배터리 기술 특허를 신청했다. 화웨이는 5분 충전으로 최대 3,000㎞ 주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가 지원으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 상태다. 이 덕분에 에너지 밀도가 높고 열과 압력에 강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셀 제조 과정에서 엄청난 압력과 온도가 필요해 설비 구축이 까다롭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꿈의 배터리’라고 불렸지만 개발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앞서 있던 나라는 관련 특허를 40%나 보유하고 있던 일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빠른 속도로 따라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든든한 보조금과 풍부한 연구개발 인력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쓰고 있으나 중국이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총력 대응

현재 한국 배터리 업체 중에선 삼성SDI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는 2023년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라인을 만들었고, 3사 중 가장 빠른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시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30년부터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또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이는 업체다. 고분자 산화물 복합계 고체 배터리와 황화물계 고체 배터리 등 2가지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각각 2028년과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를 누가 가장 먼저 상용화하는지에 따라 전기차 시장 구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