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물류 혁명 몰려온다
9천800억 투자에 6천개 일자리
스마트 기술로 도시 급변모

“이제 부산이 완전히 달라질 거야.”
부산 강서구가 갑자기 활기로 넘치는 이유가 있다. 바로 국내 유통업계 거물들이 앞다퉈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BGF 리테일, 쿠팡 등 국내 대표 유통·물류 기업들이 부산 강서구에 거대한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설하며 지역 경제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거대 자본이 몰려든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취임 3주년을 맞아 1일 오후 강서구 물류센터 건설 현장을 직접 찾은 것도 이런 변화의 상징성을 보여준다. 그는 롯데쇼핑 자동화 물류센터와 BGF 리테일, 쿠팡 물류센터를 차례로 둘러보며 투자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가장 먼저 완공을 앞둔 롯데쇼핑 자동화 물류센터는 연면적 4만1천㎡ 규모에 2천억원이 투입됐다. 다음 달 완공을 앞두고 있는 이 시설에서는 생산관리와 현장 작업, 배송 분야에서 2천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BGF 리테일은 더욱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연면적 12만8천㎡로 기업이 보유한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가 될 이 시설에는 2천600억원이 들어간다. 현재 공정률 30%를 보이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차별화된 편의점 물류시스템을 통해 800개의 지역 일자리를 제공한다.
쿠팡의 투자는 더욱 파격적이다. 연면적 19만8천㎡에 3천억원을 쏟아붓는 이 프로젝트는 2026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완전 무인화 시스템과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도입해 3천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농심도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시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강서구 녹산공장 여유 부지에 수출 전용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향후 150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물류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이번 투자 러시에서 주목할 점은 로봇 기반 완전 자동화 시스템의 전면 도입이다. 롯데쇼핑과 쿠팡이 무인 운반 로봇과 AI 상품 분류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부산 물류 산업 전반에 혁신적 인프라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고효율·친환경의 스마트 항만 구축과 맞물려 부산항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물류 수요 구조도 크게 변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 기반에서 이커머스와 3자물류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체 임차 면적의 약 70%를 이들이 차지하게 됐다. 온라인 유통과 물류 산업의 급성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시는 이들 기업을 포함해 최근 부산신항 등 강서구를 중심으로 총 9천80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또한, 이를 통해 약 6천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래 물류 허브로의 도약

부산에는 현재 25곳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향후 공급 예정인 A급 물류센터의 61%가 산업단지 내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제조업-물류-유통의 클러스터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산이 단순한 동북아 중심지를 넘어 세계적 물류 허브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첨단 물류센터와 연계된 스마트 물류, 자동화, 데이터 기반 신산업이 성장하면서 고부가가치 일자리와 전문 인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준 시장은 현장 방문에서 “부산이 가진 최고의 물류 기반 시설과 행정 지원체계를 바탕으로 민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부산 물류 산업의 스마트화, 대형화, 글로벌화를 촉진하며 부산을 미래형 물류·유통 산업의 선도 도시로 변화시킬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