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주력 공장 가동률 급락
판매 부진으로 생산 반토막
60년 역사 주력 공장 위기

닛산자동차가 자국 내 핵심 생산기지였던 ‘옷파마 공장’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한때 연간 24만 대를 만들던 이 공장은 이제 월 4000대 생산 수준으로 가동률이 20%까지 추락할 전망이다. ‘닛산 기술력의 상징’이라 불리던 이 공장의 운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판매도 멈추고 기술도 멈췄다

닛산은 이달부터 8월까지 두 달간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 위치한 옷파마 공장의 생산을 현재 대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는 닛산이 자사의 주력 소형차 모델 ‘노트’의 판매 부진으로 생산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해당 공장은 연간 24만 대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지난해 생산량은 약 10만 대에 그쳤다. 이미 40% 수준까지 떨어진 가동률이 이번 감산 조치로 20%대까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닛산은 감산 기간 중 인력 감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생산설비 유지·보수에 투입된 인력이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961년 가동을 시작한 옷파마 공장은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닛산 생산기술의 심장’으로 평가돼왔다. 2010년에는 전기차 ‘리프’의 생산을 시작하며 시대 흐름에 발을 맞춰 왔다.
특히 한때는 다섯 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만큼 활기를 띠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노후한 설비 문제와 함께 유일하게 생산 중인 ‘노트’ 모델마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2021년 이후 월평균 8000대 수준을 유지하던 노트의 판매량은 2020년 말 이후 신모델이 단종되며 점차 감소했고, 지난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4470대를 기록했다.
위기의 닛산,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르다

닛산의 경영 상황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기준으로 닛산은 6708억엔(한화 약 6조30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으며 올해 4월~6월까지도 2000억엔(한화 약 1조9000억 원) 수준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닛산은 지난 5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공장 17곳 가운데 10곳만 남기고, 전체 인력의 약 15%에 해당하는 2만 명을 줄이겠다는 강도 높은 전략을 내놓았다. 옷파마 공장도 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만 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해 실제 생산량은 310만 대에 불과했다. 가동률은 60%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닛산은 생산능력을 절반 수준인 연간 250만 대로 축소하고, 남은 10개 공장의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2027년까지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60년을 버텼지만, 더는 힘들어”

한편 60년 넘게 닛산의 기술력과 역사를 함께해온 옷파마 공장이 이제는 ‘짐’이 되고 있다. 차량 기술의 상징에서 구조조정의 첫 타깃이 된 것이다.
한때 세계 2위 자동차 업체까지 올랐던 닛산의 몰락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기술 개발과 신모델 출시에 뒤처지면 아무리 큰 기업도 순식간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닛산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고통스러운 결정이 필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