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비축량 문제로 지원 중단
직접 구매 요청하는 우크라이나
소극적 미국에 대처하려는 유럽

미국이 무기 비축량 하락을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며 우크라이나를 당황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지원하는 자국산 무기를 전반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텅 빈 무기고에 미국 이익부터 고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자국의 무기 비축량이 위험 수준까지 감소했다는 판단하에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방공 미사일과 정밀 탄약 선적을 전면 중단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약속했던 지원 계획을 트럼프 행정부가 뒤엎은 것이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원 중단 대상에는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과 정밀 포탄, 헬파이어 미사일 등이 포함됐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맞서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주말에만 드론 477개와 미사일 60발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핵심인 패트리어트 지원이 중단된다면 우크라이나는 더욱 수세에 몰릴 수 있다.
무기 구매마저 미국의 통제 강화

우크라이나는 미국에게 군사적 지원 이외에도 패트리어트 등의 미국 무기 체계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패트리어트는 미국산 무기 체계이지만 서방의 주요 국가 상당수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여러 방법으로 구매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다만 패트리어트의 수출 통제권은 미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타국이 보유한 패트리어트를 구매하려 하더라도 미국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심지어 미국은 영국산 무기인 스톰 섀도 순항 미사일도 일부 부품이 미국산이라는 이유로 수출과 사용을 직접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에 무기 구매 승인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미국 무기 구매를 지원하려는 유럽

미국의 무기 지원 중단에 유럽은 자신들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여 우크라이나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토는 2025년 1분기 우크라이나에 235억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연내 406억 달러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유럽은 이 예산 중 일부를 미국산 무기 구매에 사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가능한 모든 지원 없이는 버틸 수 없다”며 “미국이 무기 비축량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느 정도 유연성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럽의 움직임은 미국의 군사 지원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서방 연합의 단결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권 때문에 실제 실행까지는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