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보호하려 자발적 탈출 포기
2014년부터 임무 수행한 베테랑
방공망 추가 지원 절실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버린 우크라이나 조종사의 희생이 많은 군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을 막기 위해 출격한 우크라이나의 우스티멘코 중령은 다수의 표적을 격추하며 분전했지만 결국 전사하고 말았다.
그런데 격추 당시 보여준 그의 마지막 행동이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민간인 보호하려 끝내 자신의 목숨 희생

지난 29일 해외 언론들이 우크라이나 당국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의 우스티멘코 중령은 이날 밤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하다 전사했다.
우스티멘코는 격추 직전까지 도합 7개의 표적을 격추하며 우크라이나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마지막 표적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전투기에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했다.
그런데 우스티멘코는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탈출을 포기했다.
그는 전투기가 민간인 거주 구역에 추락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으며 그의 희생 덕분에 F-16 전투기는 민가를 벗어난 지역에 추락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스티멘코 중령은 자신의 전투기와 최후를 함께 했다.
2014년부터 하늘을 지킨 베테랑의 최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스티멘코 중령에게 국가 최고 영예인 ‘우크라이나 영웅’ 칭호를 사후에 수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우스티멘코 중령은 2014년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맞서 싸울 때부터 임무를 맡아왔다”고 말했다.
뒤이어 “4가지 종류의 항공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실력자였다”며 “이런 귀중한 인재를 잃게 된 것이 너무나 아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성명을 통해 우스티멘코 중령의 마지막 행동을 기렸다. 공군 측은 “그는 전투기가 인구 밀집 지역을 벗어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면서 “진정한 영웅으로 전사했다”고 전했다.
세 번째 F-16 손실, 방어 능력 한계 드러나

이번 격추는 우크라이나가 F-16 전투기를 실전에 투입한 이후 세 번째 손실 사례다. 지난해 4월과 지난달에도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을 막아내던 중 F-16 두 대가 격추된 바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보유 중인 F-16의 정확한 수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이 전투기들이 국가 방공망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16 전투기만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모든 방어 태세를 갖추기는 어렵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에 대한 압박과 함께 방어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서방 동맹국들에게 추가 방공 지원을 요청했다.
NATO는 F-16 80대 이상 지원을 약속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전투기와 함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등 다층 방어망 구축을 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패트리엇 방공망 추가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