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할머니, ‘크루즈 vs 실버타운’ 15년 거주 비용 비교해봤더니 ‘이럴 수가’

평생 저축으로 선택한 바다 생활
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이유
15년 비용 따져보니 놀라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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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사연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빌라 디 오디세이 홈페이지

“더 이상 빨래할 필요도, 장 볼 필요도 없어요. 갑판 위에서의 삶이 가장 행복해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샤론 레인(77)의 밝은 웃음 뒤에는 남다른 결심이 숨어 있다.

실버타운에서 2년간 생활하며 느낀 답답함과 불만족. 그녀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평생 모은 돈으로 15년간 세계를 누비는 크루즈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CNN 보도에 따르면 레인은 지난 6월 중순 주거용 크루즈선 ‘빌라 비 오디세이’호에 탑승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일본과 뉴질랜드 등 세계 곳곳을 15년간 여행하는 장대한 여정이다.

실버타운 떠나 바다로 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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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사연 / 출처: 연합뉴스

레인의 선택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녀는 과거 3년간의 장기 크루즈 여행에 참여하려다 무산된 경험이 있다.

당시 살던 집을 처분했던 그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의 실버타운으로 이사했지만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크루즈 운영업체에 따르면 주거용 크루즈 객실 가격은 내부 선실 기준 12만 9000달러(약 1억 7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탑승객들은 추가적으로 2인실의 경우 2000불(약 270만 원), 1인실의 경우 3000달러(약 406만 원)를 월 이용료를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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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사연 / 출처: 빌라 디 오디세이 홈페이지

외부 전망이 가능한 선실은 16만 9000달러(약 2억 33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월 사용료 역시 500달러(약 69만 원)가 추가로 든다.

레인은 평생 저축한 돈으로 내부 선실을 구매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갑판 위에서 보낼 계획이라 객실 내 창문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크루즈 vs 실버타운, 비용 비교해 보니

하루 세 끼 식사는 월 이용료에 포함돼 있다. 저녁 식사 때 제공되는 주류, 와이파이, 시술이나 약제비를 제외한 간단한 진료비 등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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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사연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기에 24시간 룸서비스와 주 1회 하우스키핑, 격주 세탁 서비스도 추가 비용 없이 누릴 수 있다.

레인은 “더 이상 장도 안 봐도 되고, 빨래도 안 해도 된다”며 “캘리포니아 집에서 사는 것보다 비용도 훨씬 저렴하게 든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수도권 실버타운 비용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2025년 기준 수도권 실버타운의 15년 거주 비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서울 광진구 더클래식 500 같은 고급형 실버타운은 보증금 약 9-10억 원에 월 생활비 470-577만 원이 든다. 15년을 머물 경우 8억-10억의 생활비가 소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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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사연 / 출처: 연합뉴스

분당이나 용인 같은 근교형 실버타운도 보증금 2-4억원에 월 생활비 110-180만 원으로, 15년간 총 약 2~3억 원의 비용이 든다.

반면 레인이 선택한 크루즈는 객실 구매비 약 1억 7400만 원에 월 이용료 270-406만 원으로 15년간 총 6-8억 원 정도의 비용이 예상된다.

세계 여행과 각종 서비스를 고려하면 실버타운 대비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새로운 인생 2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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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사연 / 출처: 빌라 디 오디세이 홈페이지

레인이 선택한 크루즈는 30년 된 선박을 개조한 장기 항해 크루즈로, 2024년 9월 말 공식 출항했다. 최대 500명 탑승 가능하며 현재 객실 450여 개가 운영 중이다.

탑승객의 55%는 혼자 탑승한 승객으로 대부분이 미국과 캐나다 국적이며, 호주와 뉴질랜드 출신도 많다.

탑승객 중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백악관 비서실장, 우주비행사, 과학자와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 출신이 포함됐다.

레인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원래 여행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다”며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니 삶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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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대신 크루즈선 선택한 사연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이번엔 정말 내 꿈이 실현됐다”며 “15년 후에는 집을 구하거나 또 다른 배에 오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 배의 갑판이 내겐 가장 행복한 공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레인의 도전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후를 설계한 용기 있는 선택이다. 수년간 기다려온 꿈을 이루게 됐다는 그녀의 말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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