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술, 숨통 끊기나?”…’수십 조’ 금맥, 중국 손아귀에…정부, ‘특명’ 내렸다

ESS, 전기 저장하는 ‘배터리 댐’ 뜬다
중국이 90% 장악…K-배터리 벼랑 끝 승부
정부, 국산 기술에 가점 줘 방어막 구축
ESS 배터리 댐 도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전기를 저장하는 거대한 ‘배터리 저수지’가 한국 전력망에 본격 도입된다.

정부가 전국에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면서, 향후 수십 조 원 규모의 새 시장이 열리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흔들리던 K-배터리 업계엔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이미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전기 저장소 시대 개막…댐처럼 쌓아두는 에너지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거대한 배터리 시스템이다.

ESS 배터리 댐 도입
출처: 연합뉴스

댐이 물을 저장하듯, 전기를 모아뒀다가 부족할 때 공급하며 전력망을 안정화한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늘수록 ESS는 더 중요해진다. 햇볕 강한 낮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넘치고, 바람 없는 밤에는 풍력이 멈춘다.

ESS가 남는 전기는 충전하고 부족할 때는 방전하며 빈틈을 메운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하는 540메가와트(MW) ESS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는 약 20만 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ESS 배터리 댐 도입
출처: 연합뉴스

2038년까지는 총 23기가와트, 즉 원자력발전소 23기에 맞먹는 규모가 필요하다. 설치 비용만 약 40조 원으로 추산된다.

ESS 시장 90% 장악한 중국…K-배터리의 반격은 가능할까

문제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전 세계 ESS 배터리 시장의 9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CATL을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에서 독보적이다.

LFP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하고 화재 위험도 낮다. 여기에 최근 에너지 밀도까지 획기적으로 높여 같은 크기에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 CATL은 한국 법인까지 세우며 본격 공세에 나섰다.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했다. ESS 사업자 선정에 ‘국내 산업 기여도’를 반영하고, 배터리부터 핵심 소재까지 국산 여부를 평가 기준에 넣었다.

ESS 배터리 댐 도입
출처: 연합뉴스

이는 삼원계 배터리에 강한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하다. 삼원계는 LFP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니켈·코발트 같은 희귀 금속을 재활용할 수 있어 장기적 경제성이 뛰어나다.

ESS는 이제 기술 도입을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시험대가 됐다.

지금의 선택은 향후 수십 년 에너지 생태계의 설계도이자, K-배터리가 세계 무대에서 재기할 골든타임이다.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열린 지금, 누가 먼저 그 문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거대한 시장의 주도권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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