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누크 헬기 엔진 정비
미 해군의 높은 신뢰도
글로벌 MRO 시장 공략

한국의 방산 기술력이 전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국 기업이 미 육군의 치누크 헬기 정비를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방위 산업은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여 수출하는 것 이외에도 유지·보수·운영(MRO)을 위한 정비 사업의 비중도 작지 않다.
한국 방산은 무기 수출뿐만 아니라 이러한 MRO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미 해군 함정을 비롯하여 헬기와 전투기 등 다양한 무기 체계로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MRO 사업 확대를 위한 한미 협력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에서 진행된 제57차 한미 군수협력위원회 회의에서 CH-47 치누크 헬기 엔진 정비에 한국 방산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치누크 헬기 엔진이 MRO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주한미군이 보유한 치누크 헬기 정비는 한국에서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군수 무기는 실전 배치 이후 수십년간 운용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꾸준히 정비하는 MRO 시장의 경제적 가치가 작지 않은데 한국과 미국은 함정 MRO에 이어 헬기로 협력 관계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을 두고 국방부는 “미 국방부가 장비거점 구축 이후 동맹국과 최초로 추진하는 항공 분야 MRO 시범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이며 양국의 협력 강화를 기대했다.
또한 한미 군수협력위는 함정과 헬기 외에도 추가로 양국이 함께 할 수 있는 MRO 사업을 발굴하고자 23일부터 사흘간 창원과 구미 등에 위치한 한국 방산업체를 방문하고 MRO 역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미 해군 함정 손보는 한국 방산

현재 가장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한국 방산의 MRO 사업은 단연 함정 정비다. 한화오션은 이달 초 미 해군 7함대 소속 보급함 ‘찰스 드류함’의 정기 정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벌써 세 번째 수주다.
이번에 한화오션이 정비를 맡는 찰스 드류함은 길이 210m, 4만1000톤급 보급함이며 올해 4분기까지 정비를 마치고 미국에 인도될 예정이다.
또한 한화오션은 앞서 첫 번째 정비로 미 해군의 보급함인 월리 쉬라함을 정비하였는데 당시 미국이 찾지 못했던 새로운 결함을 발견하여 추가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미 해군의 MRO 규모는 연간 약 20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미 해군은 올 한 해에만 10척 안팎의 MRO 물량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한화오션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 등이 미 해군의 MRO 사업 수주를 희망하고 있어 MRO 수주 규모가 성장세를 그릴 전망이다.
글로벌 MRO 시장, 한국이 뜬다

향후 기대되는 MRO 시장은 전투기 분야다. 미 군용기 MRO 시장은 올해 424억 달러, 한화 약 58조 원에서 2030년에는 488억 달러, 한화 약 67조 원 규모로 성장하리라 예상된다.
한국은 대한항공이 이전부터 F-16의 MRO에 참여하였으나 엔진 등 핵심 부품은 제외되었다. 그러나 한미 간 군용 MRO 협력이 확대되고 있고 미국 본토에서 주요 부품을 정비할 경우 그에 따른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군 전력 공백 등이 우려되면서 전투기 MRO 협력도 증대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는 앞서 올해 초 대한항공과 KAI 등 관련 기업의 국내 사업장을 찾아 MRO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전투기의 핵심 부품 MRO를 수주하는 건 기술력과 품질을 인증받는다는 의미인 만큼 전투기 MRO 확장은 한국 방산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