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깔 때마다 “수백조 샘솟는데”…한국은 ‘골칫덩이’ 취급? 이유 보니

공장·AI 멈추는 전기 끊김, 송전망이 열쇠
1달러 투자에 1.8달러 효과…미국은 이미 질주
전자파·집값 우려에 한국선 송전망 ‘올스톱’
미래 산업 송전망 문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지면 하루가 불안하다. 하물며 공장이 멈추고, 데이터센터가 꺼진다면 어떨까?

인공지능과 반도체, 각종 첨단 산업들은 마치 전기를 생명줄로 삼는 거대한 생물체와 같다. 전기가 1초라도 끊기면 수백억 원이 한순간에 증발한다.

문제는 전기를 만드는 것만으론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장과 가정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 바로 이것이 진짜 승부처다. 그 핵심에 송전선로가 있다.

전깃줄이 아닌 생명줄…산업을 지탱하는 송전망의 힘

송전선로란 발전소에서 생산된 고압 전기를 장거리로 운송하는 전력 전송 시설이다. 고압 송전탑과 전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국을 하나의 거대한 전력망으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전기는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효율적으로 이동한다.

미래 산업 송전망 문제
출처: 연합뉴스

송전망을 그저 전깃줄 정도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것은 산업의 혈관이자 경제의 동맥이다. 전기가 안정적으로 흘러야 공장 기계가 돌아가고, 사무실이 운영된다. 송전선로 하나가 제대로 구축되면 해당 지역 전체가 활기를 띤다.

특히 재생에너지 시대에는 더욱 중요해진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등 자연의 힘으로 만드는 친환경 전기를 말한다.

바람이 세고 햇볕이 좋은 시골에서 만든 친환경 전기를 도시로 보내려면? 견고한 송전망 없이는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 셈이다.

1달러 투자에 1.5달러 수익…숫자로 증명된 송전망의 경제학

미국 전력 업계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2024년 발표한 국가송전망계획 연구에 따르면, 송전망에 1달러를 투자하면 경제적 파급효과로 1.6~1.8달러를 벌어들인다.

미래 산업 송전망 문제
출처: 연합뉴스

송전선로 1마일을 건설할 때마다 수십 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경제에 수백만 달러가 투입된다.

미국 중서부 지역의 대규모 송전망 확충 프로젝트 ‘MISO 장기송전계획’은 향후 40년간 최대 520억 달러(약 71조 원)의 순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놀라운 것은 전국 규모의 장기 전망이다. 같은 연구는 2050년까지 송전망 확충을 통해 최대 4900억 달러(약 670조 원)의 시스템 비용 절감 효과를 예측했다.

이것이 바로 ‘전력망 경제학’이다. 보이지 않는 전기 고속도로가 보이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현대 경제의 핵심 원리다.

설득 없는 추진, 신뢰 없는 전력망…한국형 갈등의 민낯

미래 산업 송전망 문제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한국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우수한 발전소는 많지만, 전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송전망 구축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정부, 한전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주민들은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채 불안해한다.

집값 하락이나 지역 경관 변화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지 않는다. “왜 우리 지역에만 부담을 지워야 하는가”라는 형평성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주민 여론을 의식해 인허가 절차를 신중하게 검토한다. 중앙정부 부처들은 서로 다른 기준과 입장을 조율하지 못한다. 그 사이 시간은 흘러가고, 수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누적된다.

미래 산업 송전망 문제
출처: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 역시 초기 단계부터 주민들과의 충분한 대화 창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사업 추진 이후 설득하려는 방식이 오히려 지역사회의 불신을 키웠다.

송전망은 선택이 아닌 생존…머뭇대는 사이 기회는 떠난다

송전선로는 철탑 몇 개를 세우는 수준의 공사가 아니다. 한국 산업 경쟁력의 미래가 이 전력 고속도로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머뭇거리는 동안 다른 국가들은 앞서 나간다. 전력 인프라 부족으로 우수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는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송전망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주민을 설득하고, 지자체와 협력하며, 정부 부처 간 조율을 이뤄내야 한다. 전기의 길 위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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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미 깔려 있는 전국 철도나 고속도로 갓 길
    을 활용해서 지중화 송전망을 건설하라

  2. 하남시 국회의원 어떤년이냐?
    아주 못된년! 민주당은 항상그렇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