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마켓에선 품절 사태
틱톡에선 해시태그 250% 폭등
불닭, 한국 넘어 세계를 불태우다

낯선 듯 강렬한 매운맛에 미국 젊은이들이 푹 빠졌다. 2달러짜리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서며 ‘프리미엄 라면’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미국 유력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삼양식품의 불닭 라면을 “할인을 모르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며 극찬했고, 삼양식품의 주가는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을 삼킨 매운맛, 라면이 아니다 ‘문화’다

지난 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불닭 라면이 80억 달러 브랜드인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현상을 집중 분석했다.
그는 “이국적인 맛을 탐험하려는 미국 젊은 세대의 입맛이 불닭 라면과 맞닿았다”며 “기성세대와 달리 Z세대는 모험적인 소비를 즐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틱톡을 중심으로 불닭 콘텐츠가 확산되며, 올해 5월 불닭 해시태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50% 급증했다. 슈퍼마켓 진열대에서는 불닭라면 품귀 현상이 발생할 정도다.
특히 불닭 까르보나라 제품은 미국 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20%나 뛰었다. 같은 기간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월마트가 매출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는 “25%의 관세가 붙어도 소비자에게 2달러 남짓한 불닭 라면은 여전히 부담 없는 가격”이라며 “이는 단순 식품이 아닌 문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실적도 불탔다…삼양식품, 분기 최대 기록 예고

불닭 신드롬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삼양식품의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9일 증권업계 전망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은 5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1279억 원으로 43%나 뛰며, 1분기(영업이익 1340억 원)에 이어 또 한 번 분기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은 2020년 57%에서 지난해 77%, 올해 1분기에는 무려 80%까지 확대됐다. 삼양식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유통 채널도 넓어졌다. 미국과 유럽을 넘어서 남미로까지 수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소스류 수출 등 제품 다양화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밀양 2공장이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며 공급 여력도 한층 커졌다.
주가도 ‘핫’…“프리미엄 라면, 프리미엄 주가”

시장도 이런 반응에 즉각 반응 중이다. 삼양식품 주가는 7월 11일 기준 작년 말 대비 약 두배 오르며 최고가를 계속 갱신 중이다.
증권가는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141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교보증권은 133만 원에서 157만 원으로, KB증권은 125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목표 주가를 올렸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 2공장에서 생산된 불닭볶음면이 오는 3분기부터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되며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라 주가가 더 높이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해외 유통망 확장, 틱톡을 통한 입소문, 제품 라인업 다각화, 그리고 공장 증설까지 불닭 하나로 삼양식품은 새로운 도약의 계단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