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돈줄이었는데”… 이대로 가면 큰일 난다, 대체 무슨 일?

빅딜 갈망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M&A 막는 장벽들
경쟁사 추격에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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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M&A / 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충격적이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5.9% 급감한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6조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2년간 6개 기업을 연달아 인수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는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이은 인수전쟁, 반도체만 공백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M&A가 갑자기 활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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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M&A / 출처 : 연합뉴스

로봇 분야의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시작으로 AI 전문 기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 기업 소니오, 오디오 전문 기업 룬과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를 단행했다.

올해 들어서도 AI 데이터센터 공조 시스템 회사 플랙트와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를 연이어 인수했다. 젤스 인수를 통해서는 기존 개인 건강 관리 중심의 디지털 헬스케어를 전문 의료 서비스와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두고 “과거 하만 인수로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성과를 본 삼성전자가 다시 M&A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한다. 단기간 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이 모든 인수가 반도체 본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 반도체 부문 경쟁력 약화인데, 정작 이 분야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높은 문턱, 인수 자체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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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M&A / 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M&A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적합한 매물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 각국에서 전략적으로 보호하는 핵심 기업이어서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검토한 ARM, 인피니언, NXP 등은 모두 각자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설령 매물로 나온다 해도 수십조원대의 높은 몸값이 형성되어 있어 인수 결정 자체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국가 간 이해관계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M&A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각국이 반도체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면서 대형 M&A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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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M&A / 출처 : 연합뉴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 무산이다. 2020년 9월 400억 달러 규모로 발표된 이 거래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 등 주요국 규제 당국의 반독점 우려로 2022년 2월 최종 무산됐다. 엔비디아는 결국 12억5000만 달러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업을 인수할 때 주요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지금 같이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쟁사 추격에 조급해진 삼성

삼성전자의 반도체 M&A가 중요한 이유는 경쟁사들의 맹렬한 추격 때문이다. 2025년 반도체 시장은 AI, 고성능 컴퓨팅, 첨단 패키징 등 신기술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M&A를 통해 이런 신기술과 인재를 빠르게 확보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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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M&A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 품질 검증 실패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D램 시장 점유율도 소폭 하락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재고 증가와 시장 수요 부진,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고 한종희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지속적으로 M&A를 추진했지만 대형 M&A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역량 확보는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올해 반도체 분야에서 반드시 성과를 이뤄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과연 삼성전자가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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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성은 반도체에 성장동력이 더이상 없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는 것도 괜찮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