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뺨치는 플래그십인데 천만원대?”..회장님 전용車 , 요즘 재평가 받는 이유

1억 넘던 플래그십 EQ900, 중고로는 1천만 원대
그랜저보다 싸지만 급 다른 ‘회장님 세단’ 주목
낮은 연비 감수하면 합리적 대안으로 재조명
제네시스 EQ900 중고차
출처 : 현대자동차

한때 ‘에쿠스 후속’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등장했던 EQ900이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거래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출시 당시 최고 1억 5천만 원에 달하던 국산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이 현재 2천만 원대 중반은 물론, 주행거리가 많은 경우 1천만 원대 초반 매물까지 등장하며 높은 감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랜저보다 싸지만 급이 다르다…‘회장님 세단’ EQ900의 존재감

EQ900은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범을 알린 첫 번째 모델로, 현대차 에쿠스의 계보를 잇는 상징성이 강한 차량이다.

2018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현재의 G90으로 명칭을 변경, 사실상 오늘날 제네시스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인 G90의 직전 모델로 평가된다.

제네시스 EQ900 중고차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시장에서 EQ900은 ‘감가의 아이콘’이라 불릴 만큼 가파른 가격 하락을 보였다.

최근 기준, 시세는 주행거리와 등급에 따라 극적인 차이를 보인다. 주행거리가 10만km 미만인 차량은 2천만 원 후반대의 가격을 유지하지만, 20만km를 넘긴 매물은 1,200만 원 선까지도 하락해 있다

물론 3.3 터보나 5.0 GDi 엔진을 탑재한 프레스티지 등급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플래그십의 위상과는 거리가 있는 가격대가 형성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격대는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고민을 새로운 지점으로 이끈다. 바로 비슷한 예산으로 구매 가능한 ‘신형급 그랜저 중고차’와의 비교다.

제네시스 EQ900 중고차
출처 : 연합뉴스

두 모델 모두 2천만 원대 중반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지만, 차량의 기본 체급은 명확히 구분된다. EQ900은 대형 세단(F세그먼트)에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설계돼, 승차감과 정숙성에서 본질적인 우위를 점한다.

실제로 고속 주행 시의 묵직한 안정감이나 2열의 안락함은 준대형급 세단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출시 당시 아낌없이 투입된 이중접합 차음유리, 주행 상황에 맞춰 감쇠력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서스펜션, 고급 내장재 등 플래그십 고유의 사양 덕분이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회장님 차’라는 별칭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연비도 세금도 부담이지만…EQ900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물론 EQ900을 선택하기 전 현실적인 고려사항도 분명 존재한다. 낮은 연비와 현세대 차량 대비 기능이 부족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제네시스 EQ900 중고차
출처 : 연합뉴스

또한 대배기량 엔진에 따른 자동차세와 높은 유류비, 고장 발생 시의 수리 비용 등 유지비 부담은 잠재 오너가 반드시 계산해야 할 몫이다.

그럼에도 EQ900이 재평가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의 가격으로는 쉽게 넘볼 수 없는 ‘차급의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유지비라는 제약을 감당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 EQ900은 단순한 구형 중고차가 아닌, 플래그십 고유의 품격과 주행 질감을 경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의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시장의 실질적인 선택지로 확고히 자리 잡을지, EQ900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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