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에 좋다고 믿었는데 “효과는 제로, 수리비 ‘수백만원’?”…몰랐던 차주들 ‘깜짝’

기름 아끼려던 습관, 미션 고장 부른다
D-N 반복이 부품 마모… 수리비만 눈덩이
요즘 차는 연비도 똑똑하게 스스로 관리
연비 절약 기어 중립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비 절약을 위해 정차 시 기어를 중립(N)으로 바꾸는 운전 습관이 오히려 변속기 고장을 유발, 수백만 원의 수리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정차 시 기어를 ‘D(주행)’에서 ‘N(중립)’으로 바꾸는 운전자는 적지 않다. 오랜 경력의 택시 기사들조차 이 습관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엔진과 구동축의 연결을 일시적으로 끊어 엔진 부하를 줄이려는 의도에서다.

이 과정에서 차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크립 현상’이 사라져 발의 피로가 줄고, 연료 소모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된 이유다.

몇 번의 습관이 만든 수백만 원짜리 고장, 그 시작은 클러치 팩

그러나 운전자의 간단한 조작 이면에서는 변속기 내부 부품들이 적잖은 부담을 감수한다.

연비 절약 기어 중립
출처 : 연합뉴스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부품은 자동변속기의 두뇌 격인 ‘밸브 바디’와 동력 전달을 책임지는 ‘클러치 팩’이다.

밸브 바디는 복잡한 유압 회로와 전자 밸브로 구성돼 오일의 압력과 흐름을 제어한다.

그러나 D와 N을 반복하면 내부 밸브가 과잉 작동해 마모되며, 변속 충격이나 지연 등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이때 수리비는 수십만 원을 넘기기 쉽다.

동력을 직접 단속하는 클러치 팩의 마모도 피할 수 없다. 여러 장의 마찰판으로 구성된 클러치 팩은 D로 전환될 때마다 강한 유압으로 압착되는데, 이 과정이 잦을수록 마찰판의 반복 마모를 유발해 결국 ‘슬립 현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비 절약 기어 중립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현상이 대표적 징후이며, 이 단계에서는 변속기 전체를 들어내는 고비용 정비가 불가피하다.

기름값 아끼려다 수리비 폭탄… 연비 효과는 ‘제로’

그렇다면 기어를 N으로 바꿨을 때 연료 절감량은 실제 얼마나 될까. 사실상 거의 없는 수준이다. 최신 차량은 ‘퓨얼 컷’이나 ‘중립 제어’ 기능을 통해 D 상태에서도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여기에 정차 시 엔진을 멈추는 ‘오토 스탑(ISG)’ 시스템까지 보편화되면서, 운전자의 수동 조작으로 얻는 연비 차이는 무의미한 수준이 됐다.

물론 기차 건널목이나 극심한 정체로 장시간 멈춰서는 예외적 상황이라면 N단 활용이 운전자 피로도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심 주행에서는 득보다 실이 압도적으로 크다.

연비 절약 기어 중립
출처 : 연합뉴스

기술의 발전을 외면한 구시대적 습관은 더 이상 절약의 미덕이 아니다. 차량 시스템을 신뢰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며, 작은 습관이 값비싼 대가로 돌아올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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