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는데 결국 현실로 “자동차 세계 1위가 드디어?”…현대차·기아 ‘발칵’

‘하이브리드 제왕’ 토요타, 유럽 전기차 본격 진출
체코 공장 앞세워 현대차 핵심 세그먼트 정조준
멀티 전략 맞선 현대차, 기술로 격차 벌릴 기회
토요타 유럽 전기차
출처 : 연합뉴스

‘하이브리드의 제왕’으로 불리던 토요타가 마침내 유럽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전기차 도입에 유독 신중하던 토요타가 이제는 유럽 현지 생산 확대 계획까지 내놓으며 본격적인 전선에 뛰어든 셈이다.

특히 유럽에서 입지를 다져온 현대자동차그룹 입장에서는 이번 토요타의 움직임이 반갑지만은 않다. 이미 시장을 주도해 온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토요타, 체코 생산 기지 앞세워 현대차 주력 세그먼트에 도전장

현대차는 지금까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꽤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토요타 유럽 전기차
출처 : 연합뉴스

아이오닉5와 6, EV6, EV9, 코나, 니로,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까지, 거의 모든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촘촘한 라인업을 갖췄다.

여기에 초고속 충전, V2L, 고성능 N 브랜드까지 탑재된 기술력은 유럽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1~4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만 보더라도 전년 대비 45% 이상 늘었을 정도다.

하지만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요타는 최근 bZ4X 개선 모델을 포함해 2026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유럽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더 나아가 체코 공장에서 연간 1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현대차가 강세를 보이던 중형 SUV부터 소형 전기차 시장까지 전면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멀티 패스웨이’ 전략 가동… 현대차엔 더 까다로운 방정식

토요타 유럽 전기차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경쟁의 성격이다. 단순한 모델 추가가 아니다.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토요타는 브랜드 신뢰도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다져온 팬층을 기반으로 보수적인 소비자까지 흡수하려 한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이 더해진다면, 현대차는 ‘가성비’와 ‘기술 혁신’이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지켜내야 하는 복잡한 숙제를 안게 된다.

게다가 토요타는 100% 전기차에만 올인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차까지 아우르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유지하며, 다양한 전동화 옵션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충전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며, 시장 설득력도 높아진다.

기술력으로 격차 벌릴 기회… 토요타 등장, 현대차에 역설적 호재

토요타 유럽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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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현대차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토요타의 참전은 기술 격차를 강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기차 시장 자체의 파이가 커지면서, 준비된 기업에게는 새로운 고객을 만날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더 치열해진 경쟁은 현대차가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당기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유럽 전기차 시장은 기존의 전통 강자, 기술 중심의 선도자, 뒤늦게 쫓아오는 거대 추격자, 그리고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브랜드까지 네 방향에서 밀고 당기는 복합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그 중심에서 현대차가 지금의 자리를 지켜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경쟁자들의 시동보다 한 발 빠른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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