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쩌나”…자동차 사려던 고객들 ‘돌변’, 무슨 일

가격 우선 소비 성향 확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뢰 붕괴
실용 중심 자동차 산업 재편
메르세데스 벤츠 EQS 디스플레이
EQS 디스플레이 / 출처 :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고급 편의기능보다 실용성과 합리적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고 있다.

자율주행 같은 첨단 기능보다는 기본적인 안전 사양과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첫 패소 판결까지 나오며, 자율주행 열풍에도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이다.

실용성이 화려함을 이겼다

토요타 코롤라 iM 계기판
토요타 코롤라 iM 계기판 / 출처 : 이데일리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오토퍼시픽이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가 주목을 끌고 있다.

4800만원 이하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예비 구매자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디지털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무드 조명 같은 고가 편의기능에 관심이 낮다고 답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실용적인 기능들이었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같은 스마트폰 연동 기능, 주차 센서, 자동 긴급 제동 장치처럼 안전성과 실용성을 갖춘 사양들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전륜구동, 기본형 오디오 시스템, 수동 조절 시트, 아날로그 계기판 같은 단순한 구성이 오히려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믿고 맡기기엔 아직 이르다”…자율주행, 불안감 부른 판결

테슬라 자율주행 사고
테슬라 자율주행 사고 / 출처 : 뉴시스

비싼 자율주행 기능을 외면하던 소비자들이 안전성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판결이 나왔다.

2025년 8월 1일, 미국 마이애미 연방법원은 2019년 발생한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고와 관련해 회사 책임을 33% 인정하고 약 2억4천3백만 달러(약 3,300억 원) 규모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는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과 관련해 테슬라가 연방법원에서 처음으로 패소한 사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판결이 향후 자율주행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조사들의 전략 변화 필요성 대두

기아 EV6 생산라인
EV6 생산라인 / 출처 : 기아

오토퍼시픽은 “많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안전 사양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반자율주행 시스템이나 고급 인테리어 요소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차량 제조사들이 저렴한 모델의 옵션 구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차량 가격을 올리는 불필요한 기능보다는 합리적인 사양을 원하고 있다.

화려한 첨단 기능을 앞세운 마케팅보다는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기능과 단순히 첨단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기능을 구분해야 한다”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실용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가 기술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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