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잇는 국가 대동맥 “또 생긴다”…’622조’ 투입, 대체 어디에?

622조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에 집중
삼성·하이닉스 총력…도시 자체가 바뀐다
경부고속도로 잇는 국가급 산업 대전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출처: 연합뉴스

“반도체가 진짜 나라 운명까지 걸린 산업이구나.”, “이게 진짜 성공하면 한국 위상도 확 바뀔 듯.”

경기도 용인이 거대한 산업의 변곡점 위에 섰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추진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업은 산업 단지의 개념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축을 세우려는 국가적 도전이다.

총 622조 원. 이 중 무려 502조 원이 용인 한 곳에 집중된다. 투자 규모는 물론, 구상 자체가 전례 없는 수준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출처: 연합뉴스

반도체 설계, 연구, 생산, 부품과 장비 산업까지 하나로 엮는 이 클러스터는 말 그대로 한 도시를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태계로 바꾸는 작업이다.

“622조가 몰린다” 용인, 반도체 도시로 구조 자체가 바뀐다

이번 사업에 삼성전자는 용인 남사 일대에 360조 원을 들여 대규모 생산 시설을 짓고, SK하이닉스는 용인 원삼에 122조 원을 투입해 시스템과 메모리 반도체 단지를 조성한다.

여기에 협력업체 수백 곳이 들어서며, 연구개발에서 양산까지 전 과정이 이 지역에 집중된다.

용인시는 자체적으로 반도체 벨트를 설계하고, 전문 인력 양성, 교통망 확충, 배후 주거지 개발까지 발맞춰 진행 중이다. 한 도시가 산업, 인프라, 교육, 생활을 모두 아우르는 방식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압도적인 규모와 추진력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다만,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미래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맞닿아 있다.

당시 국가는 서울과 부산을 잇는 428km 고속도로를 2년 5개월 만에 완공했다. 이 공사는 교통망을 넘어서 산업화의 길을 열겠다는 분명한 국가적 목표 아래 추진됐다. 전체 예산의 4분의 1에 이르는 자원이 여기에 집중됐다.

지금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단지 산업시설을 늘리려는 계획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미래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자, 국가의 방향을 정하는 결정이다.

경부고속도로가 닦은 산업화의 길, 이제는 반도체가 잇는다

기술의 길과 물리적 길은 다르지만, 두 프로젝트가 지닌 상징성과 국가적 비중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출처: 연합뉴스

산업화 시대에 경부고속도로가 나라의 뼈대를 세웠다면, 지금은 반도체가 디지털 시대의 중심을 만들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역 개발이나 수출 경쟁력을 넘어,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거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지금 용인에서 시작된 변화는 단지 한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떤 경쟁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거대한 길 앞에 서 있다. 이번엔 실리콘이 깔린 길이다.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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