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 “이러다 다 망하겠다”…휘청거리는 ‘기둥 산업’ 초비상

건설사, 미회수 채권 최대 8.8조 원 우려
분양 부진·공사비 증가로 유동성 위기
PF 리스크 겹쳐 재무건전성 ‘빨간불’
건설사 악재
건설사 악재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값은 안 떨어지는데 건설사들만 위기라니.”, “건설사 무너지면 우리 경제 전반이 흔들릴 텐데 걱정된다.”

최근 들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대규모 자금 회수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매출채권 규모가 5조1천억원에서 많게는 8조8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위험은 단기간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난 몇 년간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완공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공사비 급등과 분양시장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서서히 누적된 결과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건설사 악재
건설사 악재 /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건설사들의 매출채권은 2020년 말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준공 예정인 사업장이 대거 몰려 있다. 그러나 공사비 인상에도 불구하고 분양은 예전만큼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발주처와의 공사비 증액 협의가 지연되거나 분쟁으로 번지면서, 일부 사업장에서는 공사대금 회수가 더욱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률 저조한 사업장, 리스크 더욱 커진다

또 한국신용평가는 분양형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으로 공사대금 회수가 가능한 기준으로 여겨지는 ‘75% 분양률’을 넘기지 못한 사업장이 전체의 16%에 달한다고 밝혔다.

건설사 악재
건설사 악재 / 출처 : 연합뉴스

여기에 착공 이후 분양조차 시작하지 못한 사업장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26%에 달한다. 매출채권 미회수 가능성은 이미 건설사 재무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예측한 미회수 규모 중 절반이 손실로 이어질 경우, 분석 대상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은 기존 예상치인 123.4%에서 최대 138.5%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재무건전성 악화를 넘어 시장 신뢰도 전반에 큰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수치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각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와 추가 자금 조달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양 성과에만 기대는 방식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넘기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방 PF 리스크 여전히 ‘현재진행형’

건설사 악재
건설사 악재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현재 상황을 한층 더 위태롭게 만드는 요소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다.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미착공 현장의 본PF 전환 및 착공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PF 대출을 통해 겨우 버티는 구조가 길어질수록 건설사들의 금융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방 분양시장 침체와 장기 미착공 현장 문제로 PF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앞으로 몇 달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준공을 앞둔 대규모 사업장이 분양에 성공해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아니면 미회수 채권이 실제 손실로 이어져 재무구조에 타격을 입을지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건설사 악재
건설사 악재 / 출처 : 연합뉴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건설사들의 유동성 관리와 사업 전략 수정 여부가 향후 생존을 가를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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