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비용만 하루 13만원
주유비는 육지보다 300원 비싸
3일 여행에 100만원 훌쩍

비계가 절반을 차지하는 삼겹살, 예상 요금의 두 배를 부르는 택시 요금.
최근 한 유튜버가 공개한 울릉도 여행 영상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제주도 물가에 불만을 가졌던 관광객들마저 “제주도는 양반이었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14일 울릉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울릉도의 생활 물가는 육지는 물론 같은 섬인 제주도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각종 자재와 생필품, 식자재를 모두 육지에서 배로 운반해야 하는 지리적 특성이 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유비부터 ‘깜짝 놀랄’ 수준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주유비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67.70원, 경유는 1,537.94원이다.
하지만 울릉도의 3개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리터당 1,959~1,979원, 경유는 1,845원에 판매되고 있다. 육지보다 리터당 300원 이상 비싼 셈이다.
울릉군이 매년 유류 해상 운송비를 지원하고 있음에도 가격은 크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 한 주민은 “주유소가 3곳뿐이라 선택의 여지도 없다”고 토로했다.
렌터카·식사비도 ‘살인적’

렌터카 비용은 더욱 충격적이다. 여름 성수기 기준으로 중형 세단을 하루 이용할 경우 울릉도는 13만원, 포항은 7만원, 제주도는 3만5천원에서 5만원 수준이다. 울릉도가 제주보다 2~3배가량 비싼 것이다.
음식 가격도 부담스럽다. 오징어내장탕은 1만5천원, 따개비밥은 2만원, 술값도 맥주·소주·막걸리 모두 6천~8천원으로, 타 지역 평균인 5천원을 웃돈다.
여기에 포항~울릉도 왕복 여객선 운임 18만원과 각종 관광지 입장료까지 더하면, 혼자 3일간 렌터카를 이용해 울릉도를 여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관광객들 “다시는 안 와”

한 관광객은 “아무리 섬이고 관광지라지만 육지보다 너무 비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관광객도 “물가가 지나치게 높아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울릉도와 육지를 잇는 여객선의 고장 등으로 운항이 줄며 관광객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의 물가가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인식까지 생기고 있다.
2020~2025년 관광객 선호도 조사에서는 ‘가고 싶은 섬’ 부문에서 울릉도가 20.4%로 제주도(12.0%)를 앞섰지만, 실제 여행 후 만족도는 제주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울릉도의 고립된 지리적 여건과 제한된 교통 인프라, 독점적 공급 구조가 만들어낸 ‘살인적 물가’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