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이럴 수가”…잘 나가던 일본차, 우려가 현실로

실적 쇼크에 전기차 계획 제동
7억8천만달러 적자…하루 86억 손실
중국·미국서 모두 밀린 혼다
혼다 로고
혼다 로고 / 출처 : AFPBBNews

일본 자동차 거물 혼다가 전기차 투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2025년 2분기(4월~6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고 전기차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전기차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10일 발표했다.

전 세계가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가운데 혼다는 오히려 투자를 철회하고 기존 내연기관차에 다시 기대는 방향 전환을 선택한 것이다.

전기차 하루 86억 손실

혼다의 2분기(4월~6월) 영업이익은 1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정확히 50% 급감한 수치다.

혼다 미국 공장 생산라인
혼다 미국 공장 생산라인 / 출처 : 혼다

전기차 부문만 따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 기간 전기차 사업에서만 7억80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해 이는 하루로 환산하면 약 86억 원의 적자다.

이처럼 3개월 동안 누적된 전기차 부문 손실은 1조원에 육박한다. 후지무라 에이지 혼다 전무는 이런 적자 확대의 배경에 대해 미국 관세 정책과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를 꼽았다.

특히 미국에서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후지무라 전무는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비관적 전망을 숨기지 않았다.

미·중 동시 경쟁력 상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후지무라 전무는 “우리 전기차는 경쟁사보다 비싸면서도 기술은 뒤떨어진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BYD 승용 브랜드 런칭 미디어 쇼케이스
BYD 승용 브랜드 런칭 미디어 쇼케이스 / 출처 : 연합뉴스

BYD, 니오 등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과 기술 모두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토종 전기차는 혼다보다 30% 이상 저렴하면서도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는 앞선다.

중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 비중이 50%를 넘어섰지만 혼다는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의존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신차 10대 중 7대가 전기차일 정도로 격차가 크다.

이처럼 판매 현황이 목표와 큰 차이를 보이자 중국과 미국 양대 시장에서 동시에 경쟁력을 잃은 혼다는 결국 전면적인 계획 축소에 나섰다.

전기차 전략 전면 축소

2026년 미국에 출시 예정이던 ‘제로 시리즈’ 전기차 개발이 연기됐다. 캐나다에 짓기로 한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도 무기한 보류됐다.

혼다
제로 시리즈 / 출처 : 혼다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하루아침에 철회된 것이다. 2040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차만 판매하겠다던 목표도 사실상 후퇴하고 있다.

대신 혼다는 미국 기존 공장의 교대 근무를 2교대에서 3교대로 늘려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후지무라 전무는 “과도한 설비 투자 없이도 생산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GM과 합작한 ‘프롤로그’와 아큐라 ‘ZDX’가 선전하고 있지만, GM의 플랫폼을 빌린 것이어서 한계가 명확하다. 독자 기술 없이는 장기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게 업계 평가다.

전기차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는 10일 “혼다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다 미래를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세계가 전기차로 질주하는 동안 혼다는 내연기관에 머물렀고, 그 대가로 영업이익 반토막과 중국 시장 부진, 전기차 투자 축소라는 악재를 한꺼번에 맞으며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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