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GV80, 성능은 포르쉐?”…말도 안 되는 조합의 SUV, 가격 보니 ‘화들짝’

제로백 3.1초, 1,381마력 패밀리 SUV 등장
전기만 302km·9분 충전, PHEV 한계 깨다
국산·글로벌 SUV 시장 새 기준 될까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공개한 대형 SUV ‘지커 9X’가 자동차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이 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임에도 하이퍼카에 맞먹는 성능과 전기차 수준의 주행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 성능, 효율, 크기, 기술력 네 박자를 모두 갖춘 보기 드문 조합이다.

제로백 3.1초, 가족 태우고 달릴 수 있는 하이퍼카

지커 9X는 2.0리터 터보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해 총 1,381마력을 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이 3.1초,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다.

이는 일반 대형 SUV가 아닌 포르쉐 911, 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와 견줄 수 있는 수치다. 그런데도 이 차는 6인승 패밀리 SUV다.

여유로운 실내와 고급 편의 사양을 모두 챙기면서 이런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이 크다.

배터리도 범상치 않다. PHEV 중 세계 최대 용량인 70kWh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으며, 전기만으로 최대 302km를 주행한다.

이는 일반 PHEV의 세 배 이상이며, 일부 소형 전기차 주행거리와 맞먹는다.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운행하다가 장거리 이동 시에는 가솔린 엔진을 활용하는 방식이 가능해 실용성이 높다.

충전 속도는 더욱 인상적이다. 9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 20%에서 80%까지 단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하는 800V 전기차보다도 한층 빠르다. 충전이 장거리 여행의 제약이 되는 전기차의 단점을 사실상 해소한 셈이다.

국산 SUV 넘는 스펙, 글로벌 시장 판도 흔들까

차체 크기도 웬만한 럭셔리 SUV를 압도한다. 전장은 5.24m에 달해 제네시스 GV80이나 기아 EV9보다 크며, 휠베이스는 3.17m로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2+2+2의 6인승 시트 구조에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과 뒷좌석 전용 디스플레이를 갖췄고, 자율주행 시스템도 최신 사양이다.

5개의 라이다(LiDAR) 센서와 엔비디아 칩을 활용한 ‘G-Pilot H9’이 전방위 감지와 반자율 주행을 지원한다.

국내 시장에서 지커 9X와 직접 경쟁할 차를 찾기는 쉽지 않다. 크기와 고급스러움 측면에서는 GV80, 기술과 친환경 이미지는 EV9과 비교 가능하지만, 성능과 전기 주행 능력, 충전 속도에서는 차이가 크다.

지커 9X는 기존 대형 SUV가 제공하던 영역을 넘어, 하이퍼카의 성능과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정확한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10만 달러 이하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성능과 사양을 고려하면 서구 럭셔리 브랜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