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원 영업이익으로 삼성 제쳐
SK하이닉스 메모리 호황 결정적 역할
반도체 업계 판도 변화 본격화

“SK와 삼성 진짜 박빙이네”, “0.4% 차이면 거의 동급이잖아”
국내 대기업 영업이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K그룹이 2024년 삼성그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그룹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두 그룹 간 격차는 불과 0.4%에 그쳐 사실상 막상막하 수준을 보였다.
SK하이닉스 메모리 대박이 판도 바꿨다
25일 한국CXO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발표를 바탕으로 공정자산 5조원 이상 92개 대기업 집단을 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의 2024년 영업이익은 27조1385억원을 기록했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그룹은 27조352억원으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두 그룹 간 격차는 1033억원에 불과해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여줬다.
SK그룹이 역전승을 거둔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성장이 있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타고 21조33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12조3610억원에 그쳐 약 9조원 차이가 났다.
순이익 증가율에서도 SK가 압도적
SK그룹은 단순히 영업이익에서만 앞선 게 아니었다. 순이익 증가율에서는 더욱 놀라운 수치를 보여줬다. 2023년 6582억원이던 그룹 순이익이 2024년 18조3595억원으로 폭증했다. 증가율로 따지면 무려 2689.1%에 달한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그룹이 여전히 다른 지표에서는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출 399조6362억원, 당기순익 41조6022억원, 고용 28만4761명 등 핵심 지표에서는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은 2024년 영업이익 18조5333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2022년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던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순위가 밀린 셈이다.
하지만 매출(292조1195억원)과 당기순익(23조7712억원), 고용(20만3915명) 부문에서는 여전히 삼성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메모리 호황 지속으로 SK 우위 계속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23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서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타고 좋은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우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1조 클럽’ 기업 수도 2024년 29곳으로 늘어나는 등 대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HMM, 메리츠금융지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 결과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세가 SK그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삼성그룹도 다른 주요 지표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전체적인 기업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향후 시장 동향에 따라 두 그룹 간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