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2주밖에 안 남았다고?” 대체 무슨 일

미국 반도체 관세 발표 임박
자동차 업계 악몽 재현되나
국내 반도체 기업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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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관세 발표 / 출처 : 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한 마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28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트닉 상무장관은 27일 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 간 무역협상 타결 발표 자리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반도체 관세 발표 시점이 2주 후라고 언급했다.

자동차 업계 전철 밟을까, 1조 6천억 손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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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관세 발표 / 출처 : 연합뉴스

반도체 업계의 우려는 자동차 업계가 겪은 참혹한 현실에서 비롯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5월부터 자동차 부품으로 대상을 확대한 결과는 참담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합산 실적을 보면, 매출은 77조 6천 3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조 3천 664억원으로 19.6% 급감했다. 관세로 인한 양사의 영업이익 손실만 1조 6천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 내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인프라에 고사양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가 부담과 가격 상승 압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모든 조사 대상이 관세에 포함된다면 삼성전기, LG이노텍, SK실트론 등 부품과 장비업계도 영향권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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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관세 발표 / 출처 : 연합뉴스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세로 인해 시장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는 다르다, 현지 투자로 위기 돌파

하지만 반도체 업계는 자동차 업계와는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기술 우위와 반도체의 대체 불가능성이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 산업 확장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국내 반도체가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하는 점을 미국 정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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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관세 발표 / 출처 : 연합뉴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기업도 결국 반도체를 비싸게 사야 하므로 미국에도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자동차처럼 25%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투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미국 현지 투자를 통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2주 후 발표될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자동차 업계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반도체만의 특수성과 현지 투자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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