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에어컨 수요 급증
삼성·LG, 히트펌프로 시장 공략
친환경 냉매·AI로 규제 대응 나서

“삼성 LG가 진짜 전 세계 구석구석 다 들어가네”
늘 선선했던 유럽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름철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필요 없다’는 인식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프랑스 파리는 실내외 냉방 설비 없이 올림픽 준비에 나섰다가 기록적 더위에 큰 혼란을 겪었다.
이처럼 극단적인 기온 변화가 반복되자 유럽 소비자들도 점차 냉방 기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틈을 노리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냉난방 전시회 ‘ISH 2025’에 양사는 나란히 참가해,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과 스마트 에너지 설루션을 선보였다.
히트펌프 전면에…AI 기술로 현지화 전략
에어컨보다는 난방 수요가 높은 유럽의 특성을 반영해, 양사는 ‘히트펌프’ 기반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EHS 모노 R290’, ‘슬림핏 클라이밋허브’ 같은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과 함께, AI 기반 에너지 관리 기술인 ‘스마트싱스’를 적용한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벽걸이형 에어컨을 소개했다.
LG전자는 ‘써마브이’ 시리즈를 중심으로, 유럽 단독주택에 최적화된 ‘R290 모노블럭’ 제품과 상업용 AI 냉방 설루션 ‘멀티브이 아이’를 선보였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친환경 냉매 R290을 도입하며 규제 대응에도 힘을 실었다. LG는 지난해 독일에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설립해 현지 기후와 규제에 맞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약 178조 원 규모 전망…유럽은 새로운 기회의 땅
시장 성장 가능성도 크다. 글로벌 조사기관 GMI에 따르면, 유럽 에어컨 시장은 2023년 약 800억 달러(약 117조 원) 규모에서, 2032년에는 약 1,220억 달러(약 17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4.8%로, 아직 보급률은 낮지만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성장 구조가 특징이다.
물론 유럽 시장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파리 구도심처럼 외벽 실외기 설치를 제한하거나 고세율을 부과하는 사례가 있고, 크로아티아는 아예 외부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도심 미관과 환경을 중시하는 문화도 부담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가 촉발한 수요 확대와 함께, 기술로 규제를 돌파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 막 문이 열린 유럽 에어컨 시장에서 삼성과 LG가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말잘하고있다 회이팅